조선업과 건설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진중공업(대표 안진규)이 올 2분기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산매각에 따른 1회성 요인으로 일시적 흑자를 냈을 뿐, 조선업과 건설업 모두 수익구조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올해 2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2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천억 원, 600~700억 원 내외다.
1분기에 팔린 북항부지 매각대금 1천700억 원 중 240억 원이 1분기에 반영됐고 이 중 167억 원이 이익으로 잡했다. 나머지 금액이 2분기에 반영되면서 영업 흑자를 내게 됐다.
한진중공업은 올해 1분기 6천634억 원의 매출과 5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6.4%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전년동기 5억 원에서 11배나 확대된 바 있다.
2분기에 적자에서 탈출하기는 했으나 '반짝 흑자'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최근 3년 동안 연달아 적자를 낼 정도로 기초체력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건설업과 조선업의 부진이 심각하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건설부문 영업손실은 지난 2013년 539억 원, 2014년 596억 원, 2015년 1천209억 원으로 계속 커지고 있다. 조선부문 영업손실은 지난 2013년 490억 원, 2014년 1천238억 원, 2015년 580억 원 등으로 3년 연속 적자다. 양대 사업부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만 1천789억 원으로 전체 영업손실 793억 원의 두배가 넘는다.
올해 역시 적자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조선부문은 올해 1분기 8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동기(29억 원)대비 대폭 확대됐고, 건설부문은 12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분기에도 조선업과 건설업의 적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조선사업부는 수빅조선소가 흑자가 나고 있지만 영도조선소 적자가 발목을 잡고 있어 2분기에도 흑자전환이 요원한 상태다. 건설사업부 역시 저가 수주한 악성 토목공사 영향으로 2분기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자산매각으로 인한 이익을 제외한 정상적인 영업을 통해 한진중공업은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건설업황과 조선업황은 하반기에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
주택시장 호황 등에 힘입어 하반기 건설업황이 회복세를 탈 것으로 기대되기도 하지만, 수주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수익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의 경우 정부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정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밀어 붙이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예상된다. 특히 세계적인 불경기로 신규 발주가 급감해 대형조선사들마저 벼랑에 내몰린 상황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한진중공업도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매각에 따른 실적 개선은 한계가 있다"며 "양대 사업인 건설, 조선 부문에서 유의미한 흑자전환이 일어나야 하는데 업황 자체의 어려움으로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