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대표 원기찬)가 올해 상반기에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카드론을 비롯한 대출상품 공시이율 인하 압박 등 카드업계가 전반적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27일 삼성카드 주가는 4만3천350원으로 마감됐다. 연초와 비교했을 때 무려 44%나 상승했고, 연중 최저가(2만8천150원)에 비해서는 54%나 뛰었다.
삼성의 다른 금융계열사은 주가가 연초보다 일제히 떨어져 대조를 이룬다.
가장 덩치가 큰 삼성생명(대표 김창수)은 27일 종가가 9만9천400원으로 연초와 비교했을 때 6.7% 하락했다. 삼성화재(대표 안민수)는 12.5%, 삼성증권(대표 윤용암)은 5.1% 떨어졌다.

삼성카드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천21억 원을 거뒀다. 당시 삼성카드는 최근 디지털 중심으로 프로세스를 개편하면서 비용을 효율화했고 건전성 관리도 강화했다고 설명했었다.
배당금 수익도 짭짤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1분기 전년 동기대비 2.2배 늘어난 약 262억 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지분 19.9%를 보유한 르노삼성자동차로부터 179억 원을 챙겼고 호텔신라, 에스원 등 그룹 계열사에서도 배당수익을 올렸다.
29일 상반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작년 상반기보다 5.4% 상승한 1천851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합비용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하나카드를 제외하면 증가율이 가장 높다.

28일 현재 상반기 실적이 발표된 신한, KB국민, 우리, 하나와 비교해도 두드러진 성적이다.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는 작년 상반기보다 당기순이익이 현저하게 줄었고 신한카드는 1% 증가로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도 시장에서는 순이익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강혜승 애널리스트는 "삼성카드는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이익 하락 방어를 위해 강도 높은 비용 절감을 할 계획이었으나 신판 시장 볼륨이 견조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이익 하락분을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올 초에 있었던 삼성카드의 대규모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정책 실시, 삼성생명의 대규모 지분 인수 등 매각이슈도 주가 상승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카드는 올해 1월 배당을 실시하면서 전년 대비 34.3% 포인트 상승한 배당성향 51.9%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었던 삼성카드 지분 37.45%를 전량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삼성전자에서 삼성생명으로 바뀌었다.
특히 금융계열사가 대주주로 변경되면서 지난해부터 줄기차게 들렸던 매각설도 한풀 꺾였고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주가도 급등했다. 실제로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지분을 인수한 1월 28일 삼성카드의 주가는 하루만에 10.4% 상승하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4만 원 대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카드 주가가 당분간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매각을 포함해 당분간 주가 하락 이슈가 없다는 판단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가맹점 수수료 하락분도 신판 판매 회복으로 어느 정도 막았고 삼성증권의 지분 인수로 매각 이슈도 어느정도 잠잠해졌다"며 "29일 실적발표와는 무관하게 주가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