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이 국내 증권사 가운데 거액 투자자들의 자금을 가장 많이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고객의 자산을 맡아 대신 운용해주는 '투자일임계약고'에서 100억 원 이상 고객의 자산액이 가장 많았고, 전체 계약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가장 높았다.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된 증권사들의 계약고가 대체적으로 많은 편이었고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은 100억 원 이상 계약 고객이 없었다.
투자일임이란 고객에게 투자 위임을 받은 금융회사가 고객의 투자자산을 대신 굴려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증권사가 판매하는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가 대표적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투자일임계약고는 34조7천억 원으로 국내 10대 증권사(자산기준) 가운데 가장 많았다.
2위 미래에셋대우(대표 홍성국)와는 무려 20조 원 이상의 차이를 보였고, 10대 증권사 투자일임계약고 총액의 42.3%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점은 100억 원 이상 고액계약 건수가 161건으로 미래에셋대우나 하나금융투자에 100건 이상 뒤졌지만, 계약고는 33조6천억 원으로 3배를 훌쩍 넘겼다는 점이다. 전체 투자일임계약고에서 100억 원 이상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6.8%에 달했다.
이런 결과는 기관으로 대표되는 전문투자자 투자일임계약이 최근 대거 이뤄졌기 때문이다.
2014년 6월 9조 원을 갓 넘겼던 한국투자증권의 투자일임계약고는 1년 뒤 21조2천억 원으로 2배 이상 뛰었고 이로부터 1년이 지난 올해 6월 기준으로는 34조7천억 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마침 이 시기에 기관 투자금을 대거 유치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도시주택기금과 고용보험기금을 운용하기 시작했고 기관자금 및 채권랩이 상당 부분 있어 투자일임계약고 선두를 유지하고 고액 자산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 대신증권(대표 나재철),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 순서로 투자일임계약고가 많았다.
한편 계약건수 기준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투자일임 부문에서 가장 많은 큰 손들을 유치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하나금융투자의 100억 원 이상 투자일임계약건수는 289건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았다. 전체 계약건수 대비 비중에서도 3.49%를 기록하며 경쟁사 대비 고액 계약 비중이 높았다. 특히 280건의 고액 계약 중 일반투자자는 1건도 없었고 100% 전문투자자 계약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