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요금을 한 집은 사용량보다 적게 지불하고, 다른 한 집은 사용량보다 많은 요금을 2년 가까이 지불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계량기에 적혀있는 집 호수가 서로 뒤바뀌었기 때문인데, 두 집 모두 이상한 요금제에 이상을 느껴 상대방의 계량기를 확인하고서 이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해당 도시가스 회사측은 요금을 적게 낸 집이 요금을 많이 낸 상대방에게 200만원을 지불하라고 해 당사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회사원 강 모 씨는 지난 2004년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왔다. 이사 후 아무런 문제없이 잘 지내다가 작년 2월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사용량에 비해 생각보다 적게 나오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겼다.
청구서에 나와 있는 도시가스 회사 전화번로 전화해 “요금이 너무 적게 나온다”고 확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직원은 “별 이상이 없다”고 답했다.
그 후에도 여러 번 문의를 했지만 전화를 받은 직원도 그 때마다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강씨는 맞벌이를 해서 낮에 가스를 사용하지 않아 요금이 적게 나오나 싶어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이웃집에 사는 주민에게서 “우리 집 요금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주민 역시 청구서에 있는 연락처로 전화해 확인을 했지만 직원으로부터 "아무 이상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이들 두 사람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로의 집을 방문해 계량기를 확인해봤다. 황당하게도 계량기에 적혀있는 집 호수가 뒤바뀌어 있는 것이었다.
도시가스 회사 직원에게 전화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려주니 직원은 “요금을 적게 낸 분이 많이 낸 분에게 돈을 지불하면 되지 않느냐”고 코미디같은 대답을 했다.
김 씨는 “내가 사용한 요금에 대해 지불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수차례 연락을 했을 때는 문제없다더니 이제 와서 200만원에 가까운 요금을 다 지불하라는 회사 측의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회사 측에서 진즉 확인을 해주었으면 사용량을 줄였을 텐데…”라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