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계약 부활은 보험가입자가 보험료를 연체해 실효된 계약을 되살리는 것이다. 해지환급금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3년 이내에 연체된 보험료와 이자 등을 완납하고 부활을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계약을 살릴 수 있다.
27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2개 생명보험사의 보험 계약 부활 건수는 5만5785건으로 전년 동기 5만8977건 대비 5.4%(3192건) 감소했다. 금액은 1조7871억 원으로 700억 원가량 줄었다. 22개 생보사 가운데 AIA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3곳을 제외한 19개 생보사의 부활 건수와 금액이 모두 줄었다.
상위 생명보험사 10개사의 감소율만 놓고 보면 NH농협생명이 선두다. 부활건수는 3144건에서 2402건으로 23.6%(742건) 감소했고 금액도 925억 원에서 627억 원으로 300억 원(32.3%) 가까이 줄었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부활 건수가 줄었고 최근 급격한 금리상승 등을 미루어 볼때 가계 경제 어려움으로 부활 신청을 위해 실효 이후 보험료를 일시에 납부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해 부활 신청이 적어진 것으로 사료된다"고 설명했다.
동양생명은 부활건수가 3000건은 넘었으나 전년보다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흥국생명(1315건)과 메트라이프생명(1242건)도 계약건수는 각각 18%, 25.6% 줄고, 금액은 416억 원, 596억 원으로 7.8%, 30.3% 감소했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타사 대비 계약건수가 많아 부활 건수도 높게 나타났다"며 "우리의 부활건수 증감은 고객 사정에 따라 매분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부활건수와 금액이 모두 늘어난 곳은 AIA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단 3곳에 불과했다.
이 중 AIA생명은 부활건수와 금액이 생보사 중 가장 많이 늘었다. 부활건수의 경우 8584건으로 2246건(35.4%) 증가했고 금액은 2726억 원으로 50.7%(917억 원) 늘었다.
AIA생명 관계자는 "AIA생명은 고객 편의성과 서비스 제공의 일환으로 지난 2021년 7월부터 미납 보험료 납입만으로 계약 정상화가 가능한 자동부활 기간을 확대 시행해 오고 있다"며 "보험 실효 안내 시, 자동부활 신청 페이지로 접속되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는 등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도 부활건수(3423건)와 금액(1381억 원)이 각각 6.3%, 6.2% 늘어났고 미래에셋생명은 1490건, 957억 원으로 5.1%, 40.3% 증가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보험을 가입하는 것보다 예전 보험을 되살리는 것이 보험료나 보험의 보장, 계약기간 등에서 신계약보다 유리하다.
하지만 금리 인상 등으로 가계 경제가 위축되고 보험료를 2~3개월 내지 못해 실효되는 경우가 늘면서 계약 부활 역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지건수와 부활건수는 매년 일정한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역시 해지건수도 줄고 부활건수도 함께 줄었다"며 "보험상품의 부활건수는 상품 특성보다 고객 자금여력에 좌우되는 경우가 대다수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