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성동구에 사는 김 모(여) 씨는 지난 5월 아고다를 통해 도쿄에서 묵을 숙소를 검색하던 중 큰 낭패를 봤다. 결제시 붙는 수수료를 확인하기 위해 예약하기를 눌렀더니 바로 결제된 것. 즉시 취소하려고 했으나 환불이 불가능한 상품이었다. 황당한 것은 호텔을 통해 취소하려고 했으나 호텔 측은 아고다로부터 받은 예약번호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김 씨는 "아고다는 대행사의 연락을 기다려야 한다면서 환불을 해주지 않았다.
# 서울시 광진구에 사는 박 모(여)씨는 하나투어를 통해 제주도 여행을 가려 했지만 첫 날부터 낭패를 봤다. 박 씨는 당일 수화물을 맡기지 않을 계획이라 비행기 출발 시간인 7시40분에 맞춰 공항에 갔는데, 이미 비행기는 출발하고 없었다. 알고 보니 항공편 출발은 7시20분이었다. 박 씨는 "잘못된 안내에 항의하며 가이드에게 항공편 결제금액을 입금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가이드는 줄 수 없다고 맞섰다.
# 세종시에 사는 김 모(남) 씨는 지난 6얼 야놀자를 통해 예약했던 제주도 호텔 상품을 취소하려 했더니 취소수수료만 70%에 달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김 씨는 “장마로 인해 한라산 등반이 불가능해져 숙박 4일 전 취소를 요청했는데 수수료만 70%에 달한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수수료가 너무 과하다”고 말했다.
# 강원도 삼척시에 사는 김 모(남) 씨는 지난 2월 제주항공에서 예매한 필리핀 클락으로 가는 항공권을 출발 한달 전인 3월에 환불 요청했다가 취소수수료가 절반을 넘는다는 안내를 받았다. 김 씨는 “출발 37일 전에 환불 요청을 했는데 위약금이 과도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이 크게 늘면서 올해 상반기 여행사와 항공사, 숙박앱을 이용한 소비자들의 민원도 함께 증가했다. 엔데믹으로 자유여행이 급증하면서 항공사나 숙박예약사이트 등 민원이 크게 늘었고 패키지여행이 주력인 여행사의 소비자 불만은 감소하는 특징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제기된 주요 여행사와 항공사, 숙박앱 민원을 분석한 결과 여행사는 '서비스'에 불만이 집중됐고 항공사는 수수료 관련 문제가 절반에 달했다. 숙박앱은 취소·환불 문제가 65%를 넘며 상당수를 차지했다.
◆ 여행사 민원점유율 하나투어 30% 육박...고객센터 대응 등 서비스 불만 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인터파크트리플, 참좋은여행 등 대표 여행사 5곳의 민원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하나투어가 2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모두투어와 노랑풍선도 각각 24.3%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인터파크트리플은 16.4%고 참좋은여행은 7.1%로 민원 발생이 가장 적었다.

여행사에 대한 불만은 ▲서비스가 38.6%로 가장 많았다.
여행상품이나 항공권을 급히 취소하거나 변경해야 하는데 고객센터 연결이 안 돼 애를 먹었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랐다. 고객게시판에 글을 남겨도 답변이 제때 달리지 않아 소비자들이 속을 끓였다. 결항이나 일정 변경 등 주요 사항에 대한 안내가 임박하게 이뤄져 소비자들이 대처하지 못하게 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환불·취소도 20.7%에 달했다. 이전에는 주로 패키지여행을 취소하는 내용이 전부였다면 최근에는 여행사 사이트에서 구매한 항공권을 취소한다는 내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여행상품의 경우 동행자가 질병이나 사고로 다쳐 함께 가지 못할 처지인데, 위약금을 내고 취소해야 한다는 점이 부당하다고 지적됐다. 특히 어린이 자녀를 포함한 가족여행인데 두 부모가 질병에 걸려 못갈 상황인데 위약금을 물어야만 취소가 가능하다고 해 불만을 샀다.
▲선택관광은 14.3%로 집계됐다. 노옵션, 노쇼핑 여행상품인데도 현지에서는 유료 관광을 강요 받았다는 내용이다. 쇼핑센터나 옵션 관광을 하지 않을 경우 공터에서 무한정 기다리게 하는 등 피해를 입혔다.
이외에 ▲결제 관련 불만이 9.3% ▲수수료와 ▲계약불이행 관련 불만이 각각 8.6% 였다.

◆ 항공사 민원점유율 제주항공 가장 높아…‘수수료’ 불만이 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LCC 6개사(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이스타항공·에어서울) 등 총 8개 국적항공사 중 제주항공의 민원점유율이 23.3%로 가장 높았다. 이어 티웨이항공이 18.6%, 대한항공 13.2%, 진에어11.6%, 아시아나항공 10.9%, 에어서울 10.1%로 나타났다. 에어부산은 9.3%였고, 이스타항공은 3.1%로 집계됐다.

항공사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수수료에 44.2%에 달하는 가장 많은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해당 항목은 전년 보다 13.3%포인트 상승했다. 해외 자유여행이 크게 늘면서 직접 항공권을 구매했다가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로 인한 분쟁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권 성격에 따라 수수료가 차등 부과되다 보니 예매 직후 취소했는데도 수수료를 물어야 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도 상당수였다. 아울러 항공권 이름 등 탑승자의 정보를 정정할 때 내야 하는 수수료도 적지 않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됐다.
▲서비스 관련 불만도 20.9%에 달했다. 기내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나 마일리지나 포인트가 사라졌다며 항의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면세점에서 산 식품의 중량을 속여 팔았다는 의혹도 나왔다. 상담원과 항공권 환불을 놓고 다툰 후 상담 녹취를 청위하고 싶다고 했으나 거절된 경우도 불만으로 제기됐다.
이외에 ▲지연·결항·변경 불만은 16.3% ▲항공권 관련 불만 10.9%로 두 자릿수를 넘겼다. ▲수하물은 7.8%였다.

◆ 숙박 플랫폼 중 아고다서 민원 쏟아져...개선 필요
국내외 숙박 플랫폼 7곳(야놀자·여기어때·아고다·호텔스닷컴·익스피디아·부킹닷컴·에어비앤비) 가운데서는 아고다의 민원점유율이 41.5%로 가장 높았다.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각각 23.7%, 21.5%로 나란히 20%대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어 에어비앤비는 6%, 부킹닷컴 5.3%, 호텔스닷컴 1.3%, 익스피디아 0.7% 순이었다.
아고다는 환불불가 상품의 결제 취소를 놓고 다투는 경우도 상당수지만 등록된 카드로 계정 소유자 모르게 결제가 됐다거나 예약한 숙소가 현지에는 없는 곳이었다는 등 황당한 민원 사례도 연이어 발생했다.

숙박 플랫폼에서 취소·환불 관련 불만이 67.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내외 업체를 가리지 않고 '취소, 환불' 상품인 줄 모르고 결제했다가 결제 취소가 안 돼 발을 구르는 소비자가 많았다. 특히 이들은 결제 후 얼마 지나지 않았고 숙박예정일까지 상당 시간 남은 상태에서 취소했는데도 전액 환불 받지 못해 불만을 터트렸다.

이어 허위·과대광고 4.4%, 예약 3.1%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