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천시에 사는 한 모(여)씨는 지난해 9월 건강검진을 통해 '관상동맥 죽종(I25.1)'으로 진단받았다. 진단비에 대해 C손해보험사와 D생명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손보사 측은 정상지급했지만 생보사는 지급을 유예 처리했다. 생보사 측은 "해당 검사 소견으로는 청구 진단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해 진단 적정성에 대한 의학적 검토를 위해 피보험자에게 의료자문 협조를 요청했으나 거부해 보험금 지급이 유예 처리됐다"고 답했다.
같은 진단코드에도 보험사마다 보험금 지급 여부가 각각 다른 이른 바 고무줄 심사 기준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일부 보험사에서 동일한 진단으로 보험금을 받았으면 타사 또한 똑같이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회사별·상품별로 담보 구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지급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보험금 지급 여부가 보험사마다 다르면 소비자들이 보험을 신뢰할 수 없게 되므로 보험금 지급은 약관에 따라 엄격하게 진행하는 것이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27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병원에 내원해 병을 진단을 받은 뒤 여러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일부 보험사에서만 보험금을 받았다는 문제 제기가 적지 않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뿐 아니라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 등 생명보험사까지 대부분의 보험사에서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같은 진단코드임에도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사가 있고 보험금을 부지급하는 보험사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진단코드이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 여부는 보험사 모두 동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각 사마다 판매하는 상품이 다르고 보장하는 내용도 다르며 같은 보장내용이라고 해도 회사마다 심사 기준이 달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보험 상품은 한 회사 내에서도 상품별로 담보 구성이 천차만별이다. 보험 종류별로도 ▶실손보험 ▶건강보험 ▶자동차보험 ▶연금보험 ▶화재보험 등으로 나뉜다. 하나의 상품 내에서도 특약 가입 여부에 따라 보장 내용은 달라진다.
위 사례들처럼 진단비를 각각 다른 보험사에게 청구할 경우엔 차이가 더 큰 셈이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과거 간병일당 같은 경우 초기에는 청구만 하면 보험금을 다 줬다가 모럴헤저드가 심해지자 심사가 강화된 사례가 있었다"며 "어떤 회사는 특이사항이 없으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으나 다른 회사는 병명에 대해 최소한 수술기록지나 의료기록지를 보고 보상여부를 판단하는 등 각 사마다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가 다르면 상품이 같다는 보장이 없고 약관상 보험금 청구 시 제출해야 할 서류들이나 조건도 각 사마다 다르다"며 "상품을 몇 년도에 판매했냐에 따라 담보 구성도 다르고 계약 내용도 다른데 진단코드만 보고 보험사들이 동일하게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사례들 대부분 약관상 부지급하는 것이 맞는데 일부 보험사들이 민원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 화해조정을 하는 사례들이 많아 결과적으론 소비자들에게 보험산업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학교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보험사마다 상품마다 담보 구성이 다른 건 맞지만 보험은 표준약관을 쓰기 때문에 동일한 보험금 지급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며 "이같은 사례들 대부분 약관상 부지급하는 것이 많은데 보험금을 부지급하면 민원이나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화해조정하는 보험사들이 없지 않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보험사마다 보험금 지급 여부가 달라지면 소비자들 입장에선 손해를 봤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보험이 신뢰할 수 없는 요인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결국 보험금 지급은 약관에 따라 엄격하고 공정하게 하는 것이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