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인천 연수구에 거주하는 서 모(남)씨는 국내 대표 A게임사가 운영하는 MMORPG를 플레이하다가 1년 이용정지를 당했다. 서 씨는 게임 이용 정책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게 없어 게임사 측에 이유를 물었으나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했다. 매번 문의할 때마다 '정상적이지 않은 이용 기록이 확인됐다'는 매크로성 답변뿐이었다. 서 씨는 "5번 문의했는데 모두 똑같은 답이 돌아왔다. 정지 당한 이유라도 알고 싶으니 구체적으로 사유를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분노했다.
# 사례2 경북 대구에 사는 천 모(남)씨는 매출 규모로 손에 꼽히는 B게임사 MMORPG 게임 중 각종 버그가 발생하고 아이템 결제 등 구조가 소비자에게 혼란을 줘 개선을 요구했다가 더 화가 났다고 토로했다. 게임사 측에 해결 방안을 물었지만 "윗선에 보고하겠다"는 등 형식적인 답변 뿐이었던 것. 천 씨는 "이용자들의 건의 사항을 전혀 개의치 않고 똑같은 답변만 하니 너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사례3 경기도 김포에 거주하는 장 모(남)씨는 지난 3일 홍콩 기반 C게임사가 서비스하는 게임에서 아이템을 구매하던 중 결제만 되고 아이템을 받지 못해 당황했다. 고객센터에 아이템 미지급에 따른 환불을 요청하려 했지만 도통 상담원과 연결되지 않았다. 홈페이지에 문의를 남기면 "죄송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라는 답변만 반복됐다. 장 씨는 “게임사를 직접 찾아갈 수도 없는 노릇인데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해 너무 답답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모바일, PC 게임을 가리지 않고 이용자들이 환불, 계정 정지 등 다양한 사안으로 게임사에 민원을 넣지만 무성의한 '매크로 답변'이 반복되면서 서비스 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게임사들이 MMORPG(대규도 다중 접속 온라인 역할 게임) 장르에서 불법 행위 제재를 강화하면서 민원이 자연적으로 늘고 있으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불만이 커지고 있다.
게임사들은 콜센터와 홈페이지 내 문의 기능을 통해 불만 사항은 적극 대응 중이라고 해명하면서도 매크로성 답변에 대해서는 개선이 어렵다고 밝혔다. 업계 특성상 악용 가능성이 산재해 구체적인 답변을 주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복사+붙여넣기' 식의 형식적인 답변 시스템에서 벗어나 이용자도 충분히 납득 가능한 수준의 소통이 되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14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환불·무고밴 등 문의를 넣었지만 문제 해결이나 궁금증 해소와는 동떨어진 매크로 답변만 반복돼 답답하다는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NHN, 그라비티, 스마일게이트, 위메이드, 조이시티 등 게임사 규모를 가리지 않고 소비자와 겪는 분쟁 유형 중 하나다.
매크로 답변을 받은 게임 이용자들은 "계정이 정지됐는데 이유도 알지 못한다. 게임사에 문의해도 '이용 정책을 위반했다'는 말뿐이다" "로봇도 이렇게는 답변 안하겠다"는 등 불만을 토해냈다.
최근 게임사들이 불법 행위에 대한 단속 기조를 강화하면서 이런 갈등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작업장과 불법 프로그램 등이 게임 내 재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정상 이용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강경 대응을 고수 중이다.
하지만 제재 수위에 비해 소통이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의를 넣고 난 후 답변을 받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힘들게 문의가 접수돼도 돌아오는 답변이 기계적인 ‘매크로’ 답변이라 화가 난다고 전했다.
게임사들은 이용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 국내 주요 MMORPG 기업인 ▲넥슨(메이플스토리 등) ▲엔씨(리니지 등) ▲넷마블(제2의나라: Cross Worlds 등) ▲카카오게임즈(오딘: 발할라라이징 등) ▲펄어비스(검은사막 IP 등) ▲웹젠(뮤 온라인 등) 등 MMORPG 게임사들은 유선 고객센터를 운영 중이다. 또 유선상으로 처리가 되지 않을 경우 홈페이지 내 1대1 문의 게시판 등을 통해 불만 사항을 받고 있다.
매크로성 답변에 관해서는 제재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면 악용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게임사들이 일정 수입이 항상 확장되는 구조가 아니라 CS팀 운영을 타 사업만큼 확대하지 못해 이런 문제가 지속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는 제조업과 달리 일정 수입이 항상 확보되지 않는 동시에 홈페이지를 통해 불만 사항을 접수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대형 게임사는 역량이 있겠지만 규모가 작아지면 대응 인원이 적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학계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소통 창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다른 이용자들을 위해 강경 대응을 하는 것은 좋지만 답답해하는 이용자들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소통 접점을 넓혀가면서 서로 간 간극을 좁혀갈 필요가 있어보인다"라며 "반복되는 질문들에 있어 가이드라인을 확실하게 마련한 후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거나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는 등 방안을 통해 소수 이용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서비스 확대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승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