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스페이스X 평가이익으로 순이익 2조9000억 원을 달성했던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은 하반기 순이익이 상반기의 4분의 1 수준인 7700억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른 증권사들 역시 상반기 대비 큰 폭의 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대 증권사 중 상장 증권사 6곳의 하반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4조3917억 원으로 상반기 8조2877억 원보다 4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순이익이 상반기 2조9071억 원에서 하반기 7746억 원으로 73.4% 줄어들 전망이다.
상반기 스페이스X를 비롯한 투자자산 평가이익이 대규모로 반영되고 거래대금 상승이 맞물려 분기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상반기 스페이스X 평가이익으로만 무려 1조6242억 원을 거뒀다.
그러나 하반기 평가손익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스페이스X의 주가 향방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이 인식하는 평가손익도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회장 김남구)도 상반기 순이익은 1조9151억 원이었지만 하반기 예상치는 1조2040억 원으로 37.1%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대신증권(대표 진승욱)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4033억 원에서 1710억 원으로 57.6%, 키움증권(대표 엄주성)도 1조1580억 원에서 7039억 원으로 39.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형 증권사들의 하반기 실적 감소를 예측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거래대금 감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일일거래대금은 지수가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 6월 22일 41조9095억 원에서 이달 10일 28조9279억 원으로 31% 감소했다.
상반기에는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주식거래액이 급증하며 리테일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상승했으나 하반기에는 거래대금 감소로 거래수수료 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반기 금리 상승세도 증권사 실적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의 평가손실이 커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금융의 조달 비용과 부실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주식 거래가 감소하면 위탁매매 수익에도 압박이다.
반면 은행은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빠르게 오를 경우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될 수 있다. 보험사 역시 새로 매입하는 채권의 운용수익률이 높아져 중장기적으로 투자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 금리 상승의 영향이 증권사와 다르다.
정다운 LS증권 수석연구원은 "상반기 실적이 좋았던 것은 결국 코스피 상승과 함께 움직인 측면이 크고, 실적 자체보다는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지수가 조정국면에 들어서는 상황에서는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만큼 좋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나 보험은 금리가 오르면 우호적이지만, 증권주는 부동산 관련 이슈 등과 연관돼 있어 금리 상승이 우호적인 이슈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실적 둔화 우려는 주가에 이미 반영되고 있다. 14일 종가 기준 올해 상반기 장중 최고가 대비 △미래에셋증권이 62.4%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고 △키움증권 46.7% △삼성증권 46.6% △대신증권 46.4% △NH투자증권 38.1% △한국금융지주 35.8% 순으로 떨어졌다.
한편 코스피도 상반기 장중 최고치인 9385포인트에서 이날 6684포인트로 28.8% 하락했다.
증권사들은 리테일 호황을 누린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WM부문과 IB부문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해 실적 감소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실적 감소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에셋증권은 해외법인과 막대한 연금자산 등의 기초체력을 기반으로 성장 동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WM, PI, 글로벌 사업, 디지털 자산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며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장경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