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1= 서울 종로3가 한 유명 프랜차이즈 햄버거 매장. 점심시간을 앞두고 70대 남성이 키오스크 화면 앞에 멈춰 섰다. '매장 식사'와 '포장'을 선택하는 첫 화면부터 손가락이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화면을 이리저리 눌러보며 약 2분 동안 키오스크와 씨름했지만 결국 그가 향한 곳은 직원을 부를 수 있는 카운터였다.
#장면2= 또 다른 70대 손님도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렸다. 테이블 서비스와 카운터 서비스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화면 되돌리기가 이뤄졌고 결국 주문을 마치기까지 수 분의 시간이 걸렸다.
무인 주문·결제 시스템이 일상화됐지만 고령층이 키오스크의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최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점심 시간에 서울 종로3가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 이용객 85명을 현장에서 관찰한 결과 6070세대 4명 중 3명이 키오스크와 씨름하다 결국 패싱하고 카운터에서 직원을 찾거나 아예 키오스크는 쳐다도 보지 않고 단도직입 카운터로 향했다. 이 매장은 중장년층과 고령층의 유동인구가 함께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키오스크를 이용한 6070세대의 주문 완료 시간은 평균 2분 9초로 2030세대(53초)의 2.4배에 달했다.
여러 대의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어 여러 명이 동시에 주문한 경우에는 주문 시작부터 완료까지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한 팀을 기준으로 소요시간을 측정했다. 1인 주문자를 살폈고 다수가 방문해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주문을 하는 이용자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 6070세대 4명 중 3명은 키오스크 패싱...주문 시간도 2030세대보다 2배 이상 더 걸려
20대에서 50대까지는 관찰 인원 31명 중 87%에 해당하는 27명이 키오스크를 이용해 주문을 마쳤다. 반면 6070세대는 관찰 인원의 4명 중 3명 이상이 키오스크를 아예 패싱하거나 이용에 실패 한뒤 카운터로 향했다.
이날 관찰한 매장 이용객 85명 중 6070세대는 54명이고 이중 키오스크를 이용하거나 이용을 시도한 인원은 13명으로 24.1%에 그쳤다. 이마저도 5명은 키오스크 주문 도중 포기하고 카운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실제 키오스크를 이용해 주문을 마친 비중은 15%로 낮아진다. 20대에서 50대까지는 키오스크 주문 도중 포기하고 카운터로 이동한 사례가 없었다.
키오스크를 이용한 6070세대 고령층은 주문을 마치는 데 걸린 시간이 평균 2분 9초로 2030세대에 비해 2.4배 길었다. 4050세대도 1분 15초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시간이 길게 집계됐다.

한 70대 남성은 테이블 서비스와 카운터 서비스 등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 처음부터 주문을 다시 시작하는 등 혼란을 겪었고 최종 결제까지 3분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서울시 종로구에 사는 황 모(남.70대)씨는 "키오스크를 쓰지 않고 바로 카운터에서 주문했다"며 "우리 같은 사람은 키오스크를 사용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70대 방문객 역시 "키오스크는 복잡해서 사용하기가 힘들다"며 "항상 카운터에서 직접 주문한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고령층의 키오스크 이용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과 매장 내 보완책을 운영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 브랜드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키오스크 교육자료를 공동 개발해 전국 문해교육기관에 보급하고 매장 연계 현장실습을 지원하기도 한다.
같은 날 늦은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생활용품점인 다이소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현장에서 살펴본 이용객 24명 중 6070세대는 4명이고 이들 중 3명은 계산을 위해 직원 또는 옆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2030세대의 평균 이용시간은 1분 1초였고 4050세대는 평균 2분 5초가 걸렸다. 6070세대의 평균 이용시간은 1분 18초였다. 다만 생활용품점은 식사와 다르게 개인별 구매 수량에 차이가 있어 평균 시간의 신뢰도는 낮은 편이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키오스크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뒤에 사람이 기다리고 있으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 부담을 느껴 주문을 포기하기도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면 주문 없이 키오스크만 이용하도록 하면 고령층에게는 돈이 있어도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현장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력을 두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이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