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ㆍ조영규 교수팀과 국립보건연구원 대사영양질환팀은 서울과 과천에 사는 초등학교 1학년생 121명(과체중 50명, 정상체중 71명)과 그 부모를 대상으로 부모의 생활습관과 자녀의 비만도에 대한 상관성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6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부모의 비만도가 높을수록 자녀가 과체중일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부모의 나이나 교육수준, 가정 수입은 자녀의 비만도와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아버지의 생활습관은 어머니에 비해 자녀의 비만도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정상체중 아이의 아버지 중 비만인 경우는 38%에 그쳤지만 과체중 아이의 아버지 가운데는 56%가 비만으로 진단됐다. 어머니의 경우도 정상체중 아이의 12.7%, 과체중 아이의 30%가 각각 비만으로 분류됐다.
아버지의 생활습관 가운데는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케이크, 과자 등의 군것질 빈도가 1주일에 3일 이상인 경우 2일 미만인 부모에 비해 아이의 비만 위험도가 5.8배나 높아졌다.
또 하루에 2시간 이상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아버지의 자녀가 비만해질 위험도는 2시간 미만인 경우에 비해 2.1배 높았다.
어머니도 평소 생활습관이 자녀의 비만도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매일 2시간 이상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이용한 경우 자녀의 비만 위험도가 2.4배로 상승했다.
이처럼 부모의 TV시청이나 컴퓨터 습관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TV의 경우 가족이 함께 모여 시청하는 경향이 커 부모와 자녀가 비슷한 생활 리듬을 갖게되고, 컴퓨터도 호기심이 많은 때에 부모의 습관을 그대로 이어받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눈에 띄는 것은 어머니가 아침식사를 1주일에 이틀 이상 거르면 아이들이 비만해질 위험이 2.5배나 됐으며, 1주일에 3일 이상 과식을 하는 경우도 2일 이하 과식에 비해 위험도가 2.2배에 달했다.
아이들만 놓고 봤을 때도 정상 체중아에 비해 과체중인 아이는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이용하는 시간이 많았으며, 아침식사도 자주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체중 아이는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케이크, 과자 등을 많이 섭취하고 과식을 자주 하는 생활습관을 보였다. 부모의 생활습관이 자녀에게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강재헌 교수는 "부모와 자녀의 비만도가 닮아가는 것은 유전자 뿐 아니라 같은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이라며 "가정환경은 소아의 식습관과 신체활동 습관을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TV시청이나 군것질 등의 생활습관을 지양하는 대신 소아에게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고, 자극과 격려를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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