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이란 자동차 사고로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을 보험료 수입으로 나눈 수치로, 낮아질수록 보험사의 수지가 개선된다. 보험업계 안팎에선 고(高)유가로 차량 운행이 줄어든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보험사들의 손해율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경우 업계 전체적으로 3∼8%가량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손해보험사와 4개 온라인 자동차보험사 등 14개 차보험사의 월별 손해율을 따져보면 1월의 손해율은 지난해 77.2%에서 올해 71.5%로, 2월은 76.1%→69.2%, 3월은 77.9%→69.7%로, 4월은 72.8%→69.7%, 5월(가마감 수치)은 74.4%→67.5%로 모두 하락했다.
업체별로는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가장 양호한 손해율을 보여 지난해 1∼5월엔 69.6%∼72.3%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1월 69.2%에서 5월 무려 63.2%까지 떨어지며 꾸준히 하락세다.
특히 올해 5월의 경우 현대해상이 65.6%, LIG손해보험이 68.4%, 동부화재가 66.9%, 메리츠화재가 69.2% 등 이른바 업계 '빅5'의 손해율이 일제히 60%대로 내려앉았다.
업계에서 인정하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 70∼72%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사업비가 적게 들어가 적정 손해율이 80%대인 온라인 차보험사도 5월 들어 일제히 손해율이 70%대로 낮아졌다. 교보AXA는 74.2%, 교원나라는 74.3%, 다음다이렉트는 72.4%, 현대하이카는 72.5%였다.
물론 손해율이 작년 5월 75.3%에서 올해 5월 77.8%로 외려 상승한 그린화재 같은 곳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하락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사들의 손해율이 60%대로 떨어진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차량 운행 부제를 도입한 이후 6년 만이다.
업계는 손해율 하락의 원인을 여러 가지로 꼽는다. 사고 건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사망.중상 사고는 줄고 경상 사고가 줄어든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보험료율 조정으로 요율이 현실화되고 과잉 진료를 받는 속칭 '나이롱 환자' 근절, 교통사고 예방 등을 위한 노력이 일조했다는 진단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고유가 탓에 차량 운행이 줄어들면서 사고 자체가 줄어든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손해율이 하락한 만큼 보험료를 인하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업계는 유보적이다. 단기적인 유가 상승의 충격이 가시면 다시 차량 운행이 늘 수 있고 여름 휴가철이면 통상 손해율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또 자동차 부품값이나 정비 공임 인상, 최근 단행된 교통사범에 대한 사면 등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손해율이 높아지면 이를 구실로 지체 없이 보험료를 올리던 보험사들이 손해율이 떨어질 때는 여러 이유를 들어 미적거리는 것은 일관성 없는 태도라는 지적도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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