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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민 사장과 이석채 회장, 누구 '뚝심'이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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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민 사장과 이석채 회장, 누구 '뚝심'이 통할까?
  • 김현준 기자 realpeace@csnews.co.kr
  • 승인 2011.08.17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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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시작되는 주파수 경매를 놓고 하성민 SK텔레콤 사장과 이석채 KT 회장의 기 싸움이 거세다. 두 사람 모두 1.8㎓ 대역의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어 출혈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주파수 경매는 12일 오전 9시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시행된다. LG유플러스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2.1㎓ 대역 이외에 1.8㎓, 800㎒ 대역을 놓고 SK텔레콤과 KT의 입찰경쟁을 벌인다. 양측 모두 1.8㎓ 대역 확보가 간절한 상황이어서 과열 조짐도 보이고 있다.

1.8㎓ 대역은 폭이 10㎒밖에 되지 않는데다 아직 4G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지는 800㎒와 비교해 대역폭이 두 배(20㎒)로 넓어 LTE에 즉시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1.8㎓ 대역의 경매가가 최고 1조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1.8㎓ 대역 경매는 시초가 4천455억원에서 시작한다. 경매는 '동시오름 입찰방식'으로 진행돼 양사의 CEO가 마음먹고 경쟁에 나설 경우 경매가는 무제한으로 올라갈 수 있다. '동시오름 입찰방식'이란 최고가를 적어낸 입찰자가 승리하는 방식으로 입찰 횟수 제한이 없어 한쪽이 포기할 때까지 무한 라운드를 반복하게 된다.

경매 라운드마다 30분의 시간이 주어지는데다 통신사의 입찰대리인들은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어 입찰 과정에서 본사와 긴밀한 연락이 가능하다. 양사 CEO의 빠르고 확고한 결단이 요구되는 이유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좌)과 이석채 KT 회장>


문제는 양사 모두 이번 주파수 경매 이외에도 큰돈이 들어갈 데가 많다는 점이다.

우선 신규 주파수 대역에 대한 경매 입찰가 이외에도 기존 사용하던 주파수에 대한 재할당 대가, 새 주파수에 의무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시설투자비 등 주파수 관련 비용만 1조원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4G LTE 전환을 위한 투자비용 또한 사업자당 수조원에 달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SK텔레콤의 경우 하이닉스 인수전에도 참가한 상태기 때문에 자금운용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SK텔레콤과 KT는 각각 1조7천850억원, 1조1천179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양사가 각각 2조2천807억원, 3조5천956억원의 설비투자를 했던 것을 감안하면 규모가 큰 투자처가 늘어난 올해 설비투자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최초로 하는 주파수 경매제이다 보니 낙찰가격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이후 감당하기 힘든 설비투자비로 이어지는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고 있다. 또 높아진 투자 비용부담은 추후 통신비 인상을 통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경매에서 1.8㎓ 대역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통신3사의 향후 전략 및 시장 판도 자체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터라 하 사장과 이 회장 누구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며칠 동안 진행될 이번 주파수 경매가 하성민 사장과 이석채 회장의 뚝심의 강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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