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금융 분산매각으로 블록세일(일괄매각)과 희망수량 경쟁입찰(옵션 방식으로 희망하는 수량과 가격을 써낸 후 물량 매각), 국민주(공모방식에 의한 매수)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현 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내년 총선과 대선 등을 고려할 때 우리금융 민영화는 차기정부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금융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주인없는 금융회사'로 10년 넘게 민영화 작업이 더디게 진행된 데다 최근 두 차례 연속 매각 입찰이 무산되면서 향후 민영화가 언제 어떻게 재개 될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금융계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다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까지 '정도경영'과 사후대책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노조 등은 우리금융 민영화를 더는 늦출 수 없는 만큼 국민주 방식 등을 통해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 향후 민영화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리금융 예비입찰 마감일인 지난 17일 인수의향서(LOI)를 낸 사모펀드 3곳 가운데 MBK파트너스가 새마을금고연합회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보고인베스트먼트와 티스톤은 전략적 투자자(SI) 유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MBK파트너스는 새마을금고, 골드만삭스, 부산은행 등을 투자자로 모집, 3조8천400억원 가량의 자금조달 계획을 세워 우리금융 인수전에 나섰지만 그 꿈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국가계약법상 '유효경쟁'(복수 후보) 요건이 성립하지 않아 입찰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물론 금융당국이 두 차례 매각 실패 이후 입찰을 진행해도 원매자가 유일하다고 판단될 경우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매각을 진행할 수 있지만 '특혜 의혹'이 불거질 수 있다.
더구나 MBK파트너스는 사모펀드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에 우리금융을 매각하는데 대한 부정적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매각허용 적합성 논란'에도 불구 '유효경쟁 성립'을 이유로 우리금융 입찰을 무리하게 강행했다가 결국 자기가 판 무덤에 자기가 빠지는 우를 범한 셈이 됐다.
이와 관련,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측은 오는 19일 오후 1시 회의를 열어 최종입찰 진행여부 등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
금융노조 등은 우리금융 입찰이 무산된 만큼 국민주 방식 등을 통해 우리금융 민영화 논의를 다시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관계자는 "우리나라 토종은행을 사모펀드에 매각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데 그나마 '유효경쟁' 불성립으로 사실상 매각이 무산돼 다행스럽다"며 "금융노조는 우리금융의 국민주 매각 방식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현재 태스크포스(FT)팀을 만들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중인데 조만간 그 결과물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TFT에는 금융노조는 물론 금융위원회 산하 노동조합 등이 참여해 총 16명이 매주 한차례 모여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원칙적으로 우리금융의 국민주 방식의 민영화에 대해 동의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예금보험공사의 1대 주주 지위를 면하는 게 민영화로 이를 위해서는 우리금융 지분 57%를 분산해야 한다"며 "예보 지분 중 일정부분은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하고 나머지는 우리금융사주 몇%, 우리금융의 기업가치(글로벌화)를 높일 수 있는 기관투자자(해외은행) 참여 일부 허용, 연기금 몇% 등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어떤 방식을 먼저 할지 다양한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TF에서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이달 말에 임기가 끝난 공자위 위원들이 교체되고 9월 정기국회 열리면 우리금융 국민주 매각 방식에 대한 논의가 있을 텐데 국회에서 토론회를 개최해 TF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주 방식은 우리금융 조기민영화와 특혜인수 시비 해소 측면에서 새로운 민영화 해법으로 떠올랐지만 금융당국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반대해왔다.
하지만 정치권과 금융계가 국민주 매각방식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고 금융당국도 무리한 매각 추진으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향후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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