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를 믿고 구매한 상품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 제조사에게 책임을 떠넘겨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통신사 브랜드를 믿고 구매하는데 하자로 인한 AS 등 문제는 제조사로 넘기면서 소비자 원성을 사는 것이다.

최근에는 통신사에서 판매하는 키즈폰에서 분쟁이 잦으며 휴대용 와이파이 단말기 등에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휴대전화 단말기와 달리 통신사 브랜드를 강조하며 판매되는 이들 제품은 AS도 통신사에서 관장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AS나 불량판정 등 사후처리는 제조사에서 이뤄지다 보니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제조사가  중소기업이다 보니 정상 운영되지 않는 경우 소비자만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부천시 역곡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LG유플러스의 키즈폰 쥬니버토키를 구매했다. 최근 전원이 켜지지 않아 AS를 접수하려고 했지만 재고가 없다는 이유로 사후 관리를 전혀 받지 못했다.

김 씨는 판매는 하지만 AS는 나 몰라라 하는 제조사와 사후관리는 우리가 관여하는 게 아니라며 선을 긋는 통신사에 불만을 표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의 송 모(남)씨도 유사한 일을 겪었다.

올해 산 SK텔레콤의 키즈폰 준키즈3가 최근 전원이 갑자기 꺼지거나 전화가 무작위로 걸리는 등 문제가 생겼다. SK텔레콤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자신들은 판매만 할 뿐 제조사로 문의하라고 안내했다.

송 씨는 “SK텔레콤에서 키즈폰을 출시했다는 광고를 보고 당연히 사후관리까지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AS는 전혀 생각지못한 제조사로만 떠넘기니까 속은 기분마저 든다”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는 키즈폰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인천시 남구 주안동에 사는 이 모(여)씨는 KT올레샵에서 LTE에그를 구매해 개통했다. 3일 만에 사용 중 멈춤 현상이 반복돼 교환 받았지만 새로 받은 에그도 같은 문제가 반복돼 재교환했다.

그러나 역시 동일한 이유로 문제가 생겼고 통신사는 제조사 측에 환불이나 수리를 요구하는 수밖에 없다며 발을 뺐다는 게 이 씨 주장이다.

◆ 통신사에서 판매하는 상품, 책임은 어디까지?

그렇다면 이런 경우 통신사에도 책임이 있을까?

통상 단말기 불량이나 AS 책임은 제조사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휴대전화 단말기가 고장났을 때 통신사가 아닌 제조사에 불량 판정이나 AS를 맡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통신사에서 AS를 제조사와 협의하라고 한다 해서 문제로 볼 수는 없는 셈이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에서는 지난 2012년 엔스퍼트가 제조하고 KT가 판매한 '아이덴티티탭'의 품질 및 서비스 문제에 대해 제조사와 판매사가 연대해 배상하도록 조정결정을 한 바 있다.

통신서비스 신청서 및 단말기할부매매 약정서 상의 계약 당사자인 KT에게도 판매자로서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 결정이다.

최근에는 KT가 니켈 성분이 검출될 수 있다고 지적된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라인 키즈폰1’을 무상교환해주기도 했다. 원치 않는 경우에는 해지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 경우 잔여 할부금을 면제해줬다.

이처럼 업계에서도 일부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사후관리를 놓고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소비자들은 통신사 브랜드만 믿지 말고 구매 전 AS 책임을 누가 지는지  사전에 체크해야 한다. 통신사들도 자사 브랜드로 판매된 제품인 만큼 제조사를 밝히고  AS책임 여부에대해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알릴 의무가 우선되어야 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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