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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감원장 리더십 '흔들'...금융권 중징계 반발에 내부인사로 노조와도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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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감원장 리더십 '흔들'...금융권 중징계 반발에 내부인사로 노조와도 갈등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02.2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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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임기 만료를 앞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대내외적 악재에 직면하면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금감원 내부적으로는 최근 정기 인사와 관련해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제재 일변도의 금융감독으로 금융사들이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금융권에서는 윤 원장 체제 이후 장기간 소비자보호 강화 정책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누적돼 있다. 

윤 원장은 과거 건전성에 치우친 금감원 본연의 업무를 '소비자보호' 비중을 늘리기 위해 강력한 소비자보호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올해 3월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소비자보호의 중요성은 가중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9년 부활한 '종합검사'의 경우 성과가 좋은 금융회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유인부합적' 방식을 택했지만 결과적으로 수시검사도 확대되는 등 수검 부담은 한층 강화됐다. 그러나 금융회사들에 대한 감독 강화 방향성과 달리 사모펀드 사태 등 대형 금융사고는 매년 발생하고 있다. 

주요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주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연달아 중징계를 내렸지만 일부 금융회사들은 이에 불복해 개인 자격으로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불사하면서 반발로 이어졌다. 

특히 금융권에 중징계를 내리는 금감원이 정작 내부 사고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한 불만도 높다.   

사모펀드 사태에서 금감원은 감독부실 책임과 함께 전직 부국장이 자산운용사로부터 뒷돈을 받고 대출브로커로 활동하거나 청와대로 파견된 팀장급 직원이 라임 검사계획서를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에게 넘기는 등 심각한 비위행위가 이어졌지만 강력한 제재와 내부기강 확립 등 후속조치는 미온적이었다. 
 

▲ 금융감독원 2021년 업무계획에 기재된 임직원 복무기강 재점검 관련 개선대책
▲ 금융감독원 2021년 업무계획에 기재된 임직원 복무기강 재점검 관련 개선대책

최근 발표된 올해 업무계획에서도 금감원은 신뢰제고 차원에서 청렴‧윤리 실천 및 복무기강 재점검을 약속했지만 이를 위한 세부적 계획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내부고발제도나 외부인 접촉 관련 위규 발생 예방을 위한 정비 등은 이미 수 년전부터 시행 중이었다는 점에서 '재탕'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오히려 윤 원장은 지난 1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저희 책임이 결코 없다고 말씀 못드리겠지만 저희 책임이 가장 크다고까지는 보고 있지 않다"면서 "여러 관련 주체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그 상품을 판 금융회사 측의 잘못이 크다"며 다른 시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 인사 관련 노조와의 갈등 심화... 공정성 논란 제기

내부적으로 윤 원장은 최근 노조와 심각한 대립을 빚고 있다. 최근 이뤄진 직원 인사에서 과거 채용비리 문제로 징계를 받은 일부 직원들에 대해 승진 인사를 단행한 것이 문제다.  

금감원은 이번 인사에 대해 해당 직원의 징계 기간이 끝났고 능력을 인정 받아 승진인사에 포함됐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노조는 '사회적 물의자를 엄정조치한다'는 인사원칙에도 위배된 '내로남불식 인사'라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감사원으로부터 방만경영과 채용비리를 지적받은 이후 매년 공공기관 지정문제가 불거지고 있고 상위직급 감축을 포함한 강도높은 조직운영 효율화 실적 등 개선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인사의 적절성에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금감원 노조는 지난 22일 성명서를 통해 "채용비리 여파로 무고한 직원들은 3년 째 승급제한과 성과급 등 임금 삭감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정작 채용비리라는 중대범죄를 저질러 전 직원을 고통에 빠뜨린 자는 승진했다"면서 "원래 이런 조직인데 학자 출신 원장은 관료와 달리 사익을 위해 공익을 해치지 않을 거라 기대했던 직원들이 불쌍할 따름"이라고 윤 원장을 공개 비난했다.

특히 금감원은 일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채용비리와 관련해 특별 검사단을 조직해 비리 행위를 적발하고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했지만 정작 내부 채용비리 연루 직원들에 대해서는 승진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내로남불'식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기구의 운영 실태 및 금감원의 옵티머스자산운용 검사·감독 적정성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빠르면 4월 중으로 발표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임기 말까지 윤 원장의 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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