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소비하는 백화점 큰손도 아이 동반하면 '찬밥'...라운지 입장 제한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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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 소비하는 백화점 큰손도 아이 동반하면 '찬밥'...라운지 입장 제한 '너무해'
롯데, 현대, 신세계 모두 MVG고객 라운지 이용 제한
  • 김민국 기자 kimmk1995@csnews.co.kr
  • 승인 2021.03.23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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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기장군에 사는 손 모(여)씨는 롯데백화점의 ‘MVG-Crown(연 4000만 원 이상 소비 고객)’ 등급이지만 아이를 동반했다는 이유로 라운지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다며 불만을 표했다. 롯데백화점의 MVG는 AVENUEL, LENITH, MVG-Prestige, MVG-Crown, MVG-Ace 등 총 5등급으로 구분한다. 각 등급별 라운지가 있으며 서비스 제공도 다르다. 미취학아동인 세 명의 자녀를 둔 손 씨는 지난 13일 여느 때와 같이 아이들과 Crown 전용 라운지에 들어가려다 직원으로부터 입장 제한 안내를 받았다. 본사에서 '영·유아를 동반한 경우 가장 아래 등급인 MVG-Ace(연 1800~2000만 원 이상 소비 고객) 라운지만 이용할 수 있다'는 지침이 내려왔다는 거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측은 본사 지침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Crown 등급 라운지의 사용을 막았다. 손 씨는 “백화점 이용을 많이 한 대가로 받는 혜택인데 아이를 동반했다는 이유로 이런 대접을 받아 화가 난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노키즈존(No Kids Zone) 운영을 두고 찬반논란이 지속중인 가운데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백화점 3사가 MVG고객이라도 유아를 동반하는 경우 라운지 이용을 제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저출산 상황에서 고객 차별행위라는 불만이 거세다.

MVG 고객은 매출을 많이 발생시키는 초우량 고객을 가리킨다. 백화점들은 매년 적게는 수천만 원 이상 사용하는 고객을 MVG로 선정하고 등급에 따라 라운지 사용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MVG는 AVENUEL, LENITH, MVG-Prestige, MVG-Crown, MVG-Ace 등 총 5등급으로 구분한다. 각 등급마다 라운지를 개별적으로 운영하나 미취학아동 동반 시 가장 낮은 등급인 ACE라운지를 이용하거나 테이크 아웃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레드, 블랙,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몬드, 트리니트 등 6개 등급의 VIP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라운지를 운영하는 4단계 등급 중 2, 4등급 라운지인 ‘퍼스트 라운지’, ‘VIP 라운지’에서만 아동 동반이 가능했다. 이 두 라운지가 비교적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어 수용 인원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현대백화점은 일부 지점을 제외하고 라운지에 10세 미만 유·아동 출입을 모두 제한했다. 

 
현대백화점은 그린, 클럽와이피, 세이지, 쟈스민, 쟈스민 블루, 쟈스민 블랙의 5등급으로 우수고객을 구분한다. 이중 5, 6번째 등급인 클럽와이피와 그린을 제외하고 4번째 등급인 세이지부터 쟈스민, 쟈스민 블루, 쟈스민 블랙에 속한 MVG들은 각각의 전용 라운지를 가지고 있다.
 

백화점 3사는 라운지별로 수용 인원 수, 유·아동 전용 시설 유무 등의 조건이 모두 달라 이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VIP의 라운지 등급별로 수용 인원이 다르다. 예컨대 가장 높은 등급인 ‘트리니티’엔 최상위 고객 999명만 속해 있다. 인원 수가 적어 라운지의 공간도 넓지 않기에 영·유아까지 수용하긴 어렵다. 비교적 수용 인원 수가 많은 VIP 라운지와 퍼스트 라운지에만 아동 동반을 허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동 동반이 가능한 라운지는 비교적 넓은 공간에 충격 완화용 매트와 볼 풀장 같은 유아 전용 시설이 마련돼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소음 등의 문제로 영·유아 전용 라운지를 별도 마련해 달라는 일부 MVG의 요청이 있었다. 판교점, 대구점 등 3개 지점에는 아이들도 동반 가능한 ‘패밀리 라운지’를 별도로 두고 있는 상태다”라고 답했다.

롯데백화점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이같은 백화점 정책이 부당하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라운지 사용 시 유아동반으로 사용을 제한 받은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은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라고 이야기하면서 정작 노키즈 영역은 점차 더 늘어나는 것 같다", "카페나 음식점의 노키즈존은 이해할 수 있지만 구매 실적 등 같은 조건을 갖춘 우수고객이 이용하는 VIP라운지에서 아이 동반이라는 이유로 서비스 이용에 재한을 받아야 하는 게 부당하다는 느낌은 지우기 힘들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가인권위에서는 백화점 MVG라운지에 영유아 출입 제한 행위가 차별행위로 따져볼 수 있다고 봤다.

국가인권위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차별행위라고 볼 소지는 있어보인다. 다만 개별사안에 대해서 바로바로 판단할 수는 없고 문제가 될만한 사항에 대해 진정접수를 히면 위원회에서 결론을 내리는 방식으로 공식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인권위는 카페 등에 노키존 논란이 불거질 당시 헌법 제11조, 인권위법 제2조 3호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과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을 근거로 노키즈존을 차별로 보고 시정을 권고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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