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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물때 안닦고 집안 물바다 만들기도...'엉덩이 물티슈 청소' 정수기 관리 도마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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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물때 안닦고 집안 물바다 만들기도...'엉덩이 물티슈 청소' 정수기 관리 도마 위로
정수기 위생에 관한 소비자 불신 커져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3.11.28 07: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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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아산에 사는 김 모(여)씨는 A렌탈업체의 정수기 관리자가 필터 교체를 하고 돌아간 후 집이 물바다가 됐다며 기막혀했다. 당시 집에 사람이 없어 교체하고 가라며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려줬고 작업이 끝났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하지만 다음날 아파트 관리사무소로부터 "현관문을 따라 계단으로 물이 계속 흐른다"는 연락을 받고 가 보니 정수기에서 흘러나온 물로 온 집안이 물바다였다. 김 씨는 "장판과 가구, 벽지까지 물이 스며들어 보상을 문의하니 담당자는 지점에, 지점은 본사로 서로 책임을 미루더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거실에 물이 가득 차 거울처럼 비추고 있다
▲거실에 물이 가득 차 거울처럼 비추고 있다
# 경기도 화성시에 사는 송 모(남)씨도 B정수기 렌탈업체 정기 점검 후 오작동으로 계속 출수돼 거실이 물바다가 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물을 퍼내고 나자 마룻바닥이 들뜨고 휘어진 상태였다. 송 씨는 렌탈업체에 항의해 마루공사를 해주겠단 약속을 받았으나 6개월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송 씨는 "원상복귀를 원하는데 렌탈업체는 보험사로만 책임을 미루고 어떠한 도움도 주고 있지 않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이 모(여)씨는 2020년부터 렌탈한 C업체 정수기가 최근 필터 교체 서비스를 받다가 문제가 생겼다고 토로했다. 필터를 바꾼 후 누수가 발생해 주방과 거실 바닥이 물바닥이 된 걸 치우다 보니 본체에 곰팡이가 피어있는 게 보였다. 이 씨는 "정기적으로 관리를 받는 데도 곰팡이가 이렇게 퍼지도록 뒀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깨끗한 물을 마시려고 정수기를 들였는데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된 게 아닐까 걱정스럽다"고 분노했다.

▲정수기 하부에 곰팡이와 먼지가 뒤섞여 소비자가 기겁했다
▲정수기 하부에 곰팡이와 먼지가 뒤섞여 소비자가 기겁했다
# 목포에 사는 김 모(남)씨는 D렌탈업체 정수기 이용 중 미흡한 관리 서비스 때문에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직원이 정수기 필터 교체 및 점검을 위해 방문 후 5분도 안돼 끝났다며 돌아갔다. 하지만 냉수가 나오지 않아 살펴보니 코크에 곰팡이로 추정되는 이물이 발견됐다고. 김 씨는 "담당자는 필터 교체는 물론 모든 점검을 마쳤다고 했는데 이게 어떻게 점검이 된 건지 궁금하다"며 "보이는 곳도 이러한데 안쪽은 어떤 상황일지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부산시 서구에 사는 정 모(여)씨는 E렌탈업체와 계약한 정수기를 사용 중이다. 점검 서비스 항목 중 '탱크형 정수기 안에 스팀을 뿌려 점검'해주는 걸로 알고 있었으나 렌탈 기간 3년째 한 번도 받아 보지 못했다고. 찜찜해 수조통을 열어 보니 물때가 자리를 잡아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상태였다. 정 씨는 "이 문제로 고객센터에 세 차례나 조치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여전히 아무 대응이 없다"며 기막혀했다.

▲정수기 내부에 물때가 찌들어 닦이지도 않는 상태
▲정수기 내부에 물때가 찌들어 닦이지도 않는 상태
# 전주에 사는 박 모(여)씨는 F렌탈업체의 얼음정수기를 이용 중인데 '얼음통'은 한 번도 청소를 하지 않아 방문한 담당자에게 묻자 "원래 그 부분은 청소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고객센터를 통해 지국 팀장과 통화한 결과 '얼음통도 청소하는 게 원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 씨는 "지국에서는 채용된 지 얼마 안 된 직원이 실수했다고 하는데 그것도 거짓말이었다"며 "신뢰를 잃어 이 브랜드를 다신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꼬집었다. 

# 서울에 사는 박 모(남)씨는 G렌탈업체의 정수기 출수구에서 벌레 같은 이물이 나왔다며 기겁했다. 물을 뜨다 유충 같은 게 보여 다시 버튼을 눌렀는데 기다란 무언가가 함께 나왔다고. 박 씨는 꾸준하게 관리를 받았는데도 이물이 나온 건 관리 미흡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체 담당자는 책임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박 씨는 “정수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것 같아 업체에 위약금 없는 해지를 요청했지만 관리자, 지점장 모두 자신들의 과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며 황당해했다.

▲정수기에서 벌레로 추정되는 이물이 나왔다
▲정수기에서 벌레로 추정되는 이물이 나왔다
최근 한 렌탈업체의 정수기 관리자가 엉덩이에 문댄 물티슈로 기기를 닦는 모습이 가정용 CCTV에 포착되면서 정수기 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사건은 홈캠이 있어 증거가 남았지만 대부분 가정집에는 관리 과정을 감시할 수단이 없다보니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을지’ 소비자 불신이 커진 상황이다. 

국내 주요 렌탈가전업체들은 이번 사건이 일부 개인의 일탈이라면서도 예방 차원에서 담당자 교육을 더 철저히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엉덩이 물티슈 사건' 외에도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꾸준하게 정수기 관리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꾸준하게 관리를 받았는데도 곰팡이가 피거나 벌레, 이물이 나오는 일은 부지기수다. 정수기 겉 먼지만 닦고 관리를 마쳤다고 돌아간 담당자와 트러블이 발생하기도 한다. 집을 비운 상태에서 정수기 관리를 맡겼는데 누수돼 물바다를 만들어놨다는 황당 민원도 발생했다.

코웨이, SK매직,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 교원웰스 등 대표적 정수기 업체들도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사건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커지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렌탈업체들은 "대부분 서비스 관리자가 매뉴얼에 따라 철저하게 위생 및 관리 교육을 받고 업무에 성실히 임하는데 개인의 일탈로 부정적 인식이 생길까 우려스럽다"고 입 모았다.

렌탈사들의 서비스 관리자 교육도 대동소이하다. 통상 채용 후 5일에서 7일 간 제품, AS 예방, 고객 응대 등 온라인/오프라인 교육이 이뤄진다. 이후 지국으로 파견돼 경력직원과 2주 이상 동행하며 실무 교육을 받고 이후 홀로 관리에 나선다.

같은 커리큘럼만 진행하는 게 아니라 주기적인 교육을 통해 혹시 모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엉덩이 물티슈 사건' 이후로 렌탈업체들의 교육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렌탈업체 관계자는 “이미 내부적으로 관련 내용을 공유했고 향후 교육에도 참고해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자고 논의했다”고 말했다.

정수기는 서비스 관리자의 정기적인 점검도 중요하나 곰팡이, 벌레 유입 등 문제를 예방하려면 평소 이용자의 관리 의지도 필요하다.

다른 렌탈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매니저가 매달 방문하는 게 아니다 보니 오염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생활하다 보면 정수기에 라면 국물이라든지 물이 튈 수 있기 때문에 코크 등 노출된 부분을 자주 닦아줘야 한다. 물론 이런 부분은 사전에 고객에게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습한 환경에서 사용하다 보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발견이 늦어질 시 제품 결함 문제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워낙 다양한 원인이 있다 보니 대비 차 서비스 후 해피콜을 통해 문제가 없었는지를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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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2023-12-01 20:01:27
절대 안바뀜 저건 책임 회피만 하면 그만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