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마켓은 검색 기술 고도화로 해외와 국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추진하면서 단기 성과가 아닌 플랫폼 경쟁력의 구조적 회복을 위한 변화에 나섰다.
11번가는 고객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SK그룹의 핵심 데이터 자산과 커머스 데이터를 결합해 AI·데이터 기반 수익형 커머스로의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 지마켓, 올해 알리바바와 협업 결실 기대...플랫폼 경쟁력 구조적 회복 위해 대규모 투자 단행
지마켓은 올해를 ‘결실의 해’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알리바바와의 전략적 협업 등 지난해 준비해 온 사업의 결실을 본격적으로 수확하겠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50:50으로 출자한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이 지난해 9월 공식 출범하며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합작법인 산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를 통해 양사가 글로벌·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기반이 마련된 상태다.
지마켓은 합작법인 체제 아래에서 동남아 시장을 핵심 해외 성장무대로 설정했다. 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자다와의 제휴를 통해 약 20만개 한국 판매자 상품을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현지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합작법인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경영 주도권을 확보한 만큼 글로벌 직판 확대와 판매자 지원 정책이 빠르게 추진됐다.

특히 지마켓은 올해를 기점으로 연간 7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5년 내 거래액을 현재보다 2배 이상 또는 1조 이상으로 늘리기 위한 행보다.
지마켓은 판매자 경쟁력 향상에 약 5000억 원 이상을 배정, 대규모 행사 시 고객 할인 비용을 플랫폼이 전액 부담하는 등 프로모션 및 셀러 지원 강화 전략을 펼친다. 또 AI 기술·추천 시스템 강화와 멀티모달 검색 구축에 투자해 고객 경험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지마켓은 올해 1분기 내 새로운 유료 멤버십 ‘꼭’을 선보일 예정이다. ‘꼭 멤버십’은 2017년 업계 최초로 도입한 ‘스마일클럽’ 이후 9년 만에 내놓는 지마켓의 독자 멤버십이다. 기존 할인 쿠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쓰면 쓸수록 혜택이 쌓이는 ‘적립형 구독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쇼핑할수록 혜택이 소모되는 방식이 아닌 이용할수록 가치가 축적되는 구조로 고객의 소비 경험을 자산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마켓의 이 같은 전략은 단기 실적 반등보다는 플랫폼 경쟁력의 구조적 회복에 방점이 찍혀 있다. 지난 2021년 신세계그룹 편입 이후에도 수익성 개선이 더디게 진행돼 온 만큼 지마켓은 합작법인 출범을 계기로 플랫폼 구조를 전면 재편하고 체질 개선에 나섰다. AI 기반 개인화 추천 고도화, 해외 직구 부문 경쟁력 강화, 글로벌 판매망 확대 등을 핵심 성장 축으로 삼아 기술·글로벌·멤버십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거래액 확대 기반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마켓 관계자는 “지난해 합작법인 출범 이후 보다 적극적인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기조 아래 신규셀러 확보, 새로운 고객 유치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매고객이 증가하는 등 초반 분위기도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역직구 사업 강화는 물론, 다양한 직간접적인 투자와 지원을 통해 신규셀러의 우수한 상품을 확보하는 등 상품 셀렉션을 강화하고 광고 캠페인이나 신규 멤버십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지속해 신규고객들에게 지마켓을 알리기 위해 더욱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11번가, AI·데이터 기반 수익형 커머스 전환 박차...빠른 배송 등 고객 경험도 강화
11번가는 수익성 회복과 데이터 기반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SK스퀘어에서 SK플래닛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며 지배구조 재편을 마친 11번가는 SK플래닛이 보유한 OK캐쉬백, 시럽, 멤버십 데이터와 11번가의 커머스 데이터를 결합해 ‘AI 기반 맥락 커머스’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11번가는 SK플래닛의 핵심 자산인 OK캐쉬백·시럽 데이터를 11번가 플랫폼과 융합, AI 기반 ‘맥락 커머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개인별 맞춤 추천과 마일리지·결제 혜택을 묶어 고객 체류·전환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SK텔레콤 ‘T멤버십’과의 제휴 확대, 무료 멤버십 ‘11번가플러스’ 혜택 강화 등을 통해 고객 유입·재방문율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빠른 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을 대상으로 무료 반품·교환과 도착지연 보상 혜택을 도입하며 배송 경쟁력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설 명절 수요 증가에 맞춰 2월 한 달간 무료 멤버십 ‘11번가플러스’ 회원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한 뒤 향후 상시 운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개봉 상품에 한해 단순 변심에도 무료 반품·교환을 지원하고 배송 지연 시에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11페이 포인트’ 1000점을 지급해 배송 이후 과정까지 책임지는 고객 경험 강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11번가는 대형 할인 행사 등을 통해 외연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SK그룹 내 AI·데이터 역량을 바탕으로 검색·추천 서비스 혁신과 고객 행동 분석을 통한 맞춤형 콘텐츠 강화를 병행함으로써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모색한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개선 흐름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배송 경쟁력 강화와 고객 활성화 마케팅을 통해 신규 고객 유입과 재구매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슈팅배송 고도화, 무료 멤버십 ‘11번가플러스’ 혜택 강화, 웰컴 쿠폰팩 등으로 유입부터 구매·재방문까지 이어지는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경쟁력과 AI 기반 검색·추천 고도화를 통해 개인화된 ‘맥락 커머스’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AI 쇼핑 환경에 대비한 데이터 구조 정비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쿠팡과 네이버 쇼핑의 양강 체제가 고착화된 시장 구조에서 과거 성장 모델만으로는 경쟁이 어렵다는 공통된 판단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이용자 수 기준 쿠팡이 압도적 1위인 가운데 11번가와 지마켓은 각각 700만~800만대 수준의 MAU를 유지하고 있다. 쿠팡의 MAU는 지난해 기준 3200~3400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플랫폼 모두 모회사 데이터 자원 및 글로벌 네트워크 결합, AI 투자 확대와 같은 ‘체질 강화 전략’을 공통으로 채택했다. 이는 단기 수익성 개선뿐 아니라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조적 변화라는 점에서 시장 내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