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일가가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계열사 주가가 대폭 상승한 결과다.
1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상장사 보유 주식가치는 79조7264억 원(10일 종가 기준)으로 집계됐다. 선대회장 별세 후 2021년 4월 상속세 납부를 시작하기 전과 비교하면 40조957억 원에서 89.4% 증가했다.
이재용 회장의 주식가치는 37조125억 원으로 136.9% 늘었다. 이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14조7536억 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14조4843억 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13조4760억 원 등이다. 이부진, 이서현 사장은 주식가치가 85% 이상, 홍 명예관장은 약 30%가량 증가했다.
이 회장의 주식가치가 가장 크게 오른 것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주식 일부를 팔지 않았고 주식평가액에서 절반의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주가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과 함께 AI 서버 수요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성장 기대감으로 '20만 전자'를 기록하며 3배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1.67%로 주식평가액은 20조673억 원이다.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도 주식가치가 5년 동안 134.3% 올랐다. 이 회장은 약 18% 지분을 보유했는데 지난 1월 2일 홍라희 명예관장이 삼성물산 주식 약 2% 지분을 증여하면서 20% 이상을 보유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이 회장으로의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축이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이 10.44%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도 주식가치가 5년 만에 187% 늘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8.51%) 가치가 오르면서 낙수 효과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그룹 지배력 유지를 위해 약 2조9000억 원 규모의 상속세를 배당금과 개인 신용대출 등으로 납부했다.

홍라희 명예관장은 주식가치가 28.9% 늘었다. 상속세 3조1000억 원을 충당을 위해 5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삼성전자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삼성전자 지분율은 2.3%에서 1.24%로 낮아졌다.
홍 명예관장은 2022년 3월 주당 6만8800원에 1994만 주를 매각하며 1조3720억 원의 재원을 마련했다. 이어 2024년 1월에는 이부진‧이서현 두 딸과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의 공동 블록딜에 나서며 2조1600억 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8일 삼성전자 보통주 1500만 주를 블록딜로 처분하며 3조785억 원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홍 명예관장이 지난 5년간 삼성전자 주식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5조8500억 원에 달한다. 홍 명예관장 역시 삼성전자 주가 상승 덕에 잔여 지분으로만 주식가치가 상속세 부과를 시작하기 전보다 높아졌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각각 2조6000억 원, 2조4000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완납하기 위해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생명 등 보유 지분을 매각햇다.
이부진 사장은 2022년 3월 삼성SDS 지분 150만 9430주를 주당 12만7680원에 처분해 약 1900억 원을 확보했다. 이후 2024년 1월 홍 명예관장과 함께 삼성전자(0.04%), 삼성물산(0.65%), 삼성SDS(1.95%), 삼성생명(1.16%) 등 4개 계열사 지분을 동시 매각해 약 1조1700억 원을 마련했다.
같은 해 4월에도 삼성전자 지분 약 524만 주를 추가 처분해 4400억 원을 마련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가 10만 원을 돌파했던 지난해 10월에는 대규모 블록딜을 성공시키며 잔여 상속세 마련을 끝냈다.
이서현 사장 역시 지난 2022년 3월 삼성SDS 지분을 이부진 사장과 동일 조건으로 매각했고, 2024년 1월에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지분 일부를 처분해 4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어 삼성전자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2025년 10월, 삼성전자 지분과 함께 삼성생명 지분 115만4000주를 주당 약 15만2000원에 매각하며 1780억 원의 재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삼성 오너일가는 큰 변 수 없이 4월 말 약 12조 원 규모의 상속세 납부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상속세 납부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서면서 그동안 삼성그룹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던 대규모 블록딜 우려, 이른바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리스크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지분 매각이 이어졌지만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오너 일가의 주식가치는 더욱 커졌다”며 “상속세 납부가 일단락된 만큼 향후 이재용 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 행보와 주주환원 정책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