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주가는 1월 2일 3만6500원에서 4만5500원(29일 종가 기준)으로 64.2% 올랐다. 시가총액 10대 건설사 중 주가 상승폭이 상위권에 속한다.
최근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미국 에너지 인프라 시장에 대한 국내 기업의 참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형 원전 시공 경험을 보유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을 비롯해 에너지 사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한 DL그룹에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DL그룹은 발전사업 개발과 금융 조달, 설계·조달·시공, 운영, 에너지 유통까지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 가스복합발전,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발전 분야에 걸쳐 사업 역량을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DL그룹의 에너지 사업은 DL에너지와 DL이앤씨가 중심을 이룬다. DL에너지는 에너지 사업 개발과 투자, 금융 조달, 운영을 담당한다. DL이앤씨는 발전소와 원전, 석유화학 플랜트 등의 설계·조달·시공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에너지 물류와 트레이딩 사업을 담당하는 대림이 더해진다. 이를 통해 사업 개발부터 금융 조달, 시공, 운영, 유통으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구축했다.

DL에너지는 2014년 포천 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 상업운전을 시작으로 발전사업을 확대했다. 현재 미국과 한국, 파키스탄, 칠레, 요르단, 호주 등에서 발전소 투자와 운영 경험을 쌓고 있다.
미국에서는 가스복합발전소 사업에 직접 투자하고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스복합발전소를 투자·운영하는 국내 민간 에너지 디벨로퍼는 DL에너지가 유일하다.
DL에너지는 2019년 미국 미시간주 나일즈 가스복합발전소 사업에 참여하며 미국 발전시장에 진출했다. 발전용량은 1085㎿로 개발 단계부터 건설과 상업운전까지 참여했다.
2022년에는 발전용량 1055㎿ 규모의 펜실베이니아 페어뷰 가스복합발전소 지분을 인수했다. 두 발전소는 미국 전력거래시장에서 전력을 공급하며 운영 수익을 내고 있다.
DL에너지는 가스복합과 석탄, 중유 발전뿐 아니라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개발·운영하고 있다. 연료전지와 소형모듈원전 등 차세대 발전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DL이앤씨는 기존 대형 원전과 석탄화력, 정유 플랜트에서 소형모듈원전과 LNG 발전, 암모니아 등으로 에너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소형모듈원전 분야에서는 미국 엑스에너지와 협력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올해 엑스에너지와 ‘SMR 표준화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표준화 설계는 발전소를 구성하는 설비의 배치와 상호 연계 방식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DL이앤씨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가 SMR 표준화 설계를 직접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엑스에너지는 물 대신 헬륨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4세대 SMR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마련되는 표준 설계는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초도호기를 비롯해 향후 후속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엑스에너지는 2024년 아마존과의 투자·협력을 바탕으로 5GW 규모의 SMR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 에너지기업 센트리카와 6GW 규모의 원전 개발을 위한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원은 2035년까지 세계 SMR 시장이 발전용량 85GW, 약 300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규모는 5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DL이앤씨는 엑스에너지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SMR 프로젝트 참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암모니아 분야에서도 사업 경험을 확보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암모니아 생산시설을 연이어 수주해 준공했다. 암모니아는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하는 매개체로 활용될 수 있어 청정수소 전환 과정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DL이앤씨는 글로벌 기술기업들과 수소·암모니아 전환 기술 관련 협력 관계도 구축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에너지와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추진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발전소와 송배전망 등 에너지 인프라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사업 개발과 금융 조달, 건설, 운영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DL그룹은 미국에서 발전소 투자와 플랜트 시공, 기업 인수·합병을 수행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DL에너지는 미국 내 가스복합발전소에 투자해 운영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엑스에너지와 SMR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미국 텍사스주에서 약 1조7000억 원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DL케미칼은 2022년 미국 석유화학기업 크레이튼을 인수했다. DL그룹은 이 같은 미국 사업 경험과 에너지 분야 계열사 간 협업을 바탕으로 현지 인프라 시장 참여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DL그룹 관계자는 “그간 미국 시장에서 다양한 M&A, 사업 개발, 시공, 운영을 해오며 차별화된 밸류체인을 구축했다”면서 “그룹이 보유한 에너지 인프라 디벨로퍼 역량을 기반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DL에너지는 지난 23일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로부터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안정적)’로 상향 조정받았다. 주력 자회사인 포천파워의 안정적인 실적과 미국·호주 발전사업의 투자 성과, 투자금 회수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등이 반영됐다.
DL에너지는 발전자산 매각과 투자회사 배당금 유입 등을 통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2021억 원의 순현금 구조를 확보했다. 해외 종속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4000억 원을 웃돌아 신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DL이앤씨도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7252억 원, 영업이익 157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4.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9.1%로 집계됐다. 신규 수주는 39.3% 늘어난 2조1265억 원을 기록했다. 3월 말 순현금은 1조2802억 원, 부채비율은 87.5%로 나타났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