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국정감사까지~...죽을맛 수입차 수리비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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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국정감사까지~...죽을맛 수입차 수리비의 실상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3.10.2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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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전 3천300만원대의 폭스바겐 골프를 구입한 서울 한남동의 정 모(남)씨는 최근 차량 접촉 사고로 뒤 범퍼 등이 파손돼 300만원을 수리비로 써야 했다. 앞 전면이 박살난 상대 차량(현대 i40)의 수리비인 160만원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금액. 정 씨는 “그마나 후면이라 다행이지 전면 사고였다면 500만원으로 중고차 한 대 값이 나갈 뻔 했다”며 고가 수리비에 혀를 내둘렀다.

# 볼보 차량을 운행 중인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홍 모(남)씨는 최근 와이퍼 교체 시기가 돼 공식 AS를 방문했다. 이전에 이용했던 국내차의 경우 2~3만원대에 교체했던 터라 별다른 부담없이 교체 신청을 하고 신용카드를 내밀었더니 8만원이 떡하니 승인이 떨어져 홍 씨를 놀라게 했다.홍 씨는 “와이퍼 하나가 무려 3~4배 가까이 비싼데 다른 핵심 부품은 어떨지 생각만으로 아찔하다”고 한숨지었다.


검찰수사와 국정감사로까지 번지고 있는 수입차 수리비의 진실은 무엇일까?

실제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큰 수리비에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 민원이 들끓고 있다. 올해에만 9월말까지 34건이 접수돼 작년 한해 28건을 넘어섰다. 수입차 보급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과다 수리비로인한 민원이 그만큼 고질적이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1년 주요 손해보험사의 수입차 수리비 지급액은 총 6천420억원으로 1건 당 261만8천원에 달했다. 국산차(84만 6천원)의 3배에 달한 수치였다.

평균 부품 수리비로 따지면 국산차와 수입차의 간격은 더욱 벌어진다. 수입차의 평균 부품 수리비는 185만7천원으로 국산차(34만6천원)의 5.4배 정도였고 수입차 평균 공임은 28만4천원, 도장료는 69만6천원으로 국산차에 비해 각각 2.2배, 2.4배 높다.

비슷한 배기량에서는 차이가  더욱 극명해진다.

한국 소비자원이  1천800cc~2천500cc 수입차 세단 부품 수리비를 조사한 결과 '재규어 XF 2.0P'(배기량 1999cc)의 앞범퍼 교체비용은 약 216만원으로 제일 높았고 메르세데스 벤츠 'E200'(배기량 1991cc)는 약 171만원으로 조사됐다.

비슷한 배기량의 현대자동차의 '그랜저XG S20'(배기량 1999cc)의 범퍼 교체비용은 평균 14~15만원, YF소나타(배기량 1998cc)는 16만원에 불과해 최대 10~15배 이상 차이나기도 했다.

게다가 수입차 사이에서도 교체 비용은 제각각이어서 최고가의 재규어 XF 2.0P와 조사대상 중 가장 낮은 가격(68만3천원)이었던 'BMW F30 320d'(배기량 2000cc) 사이의 앞 범퍼 교체비용 차이는 3.5배에 달했다.

◆ 부품 공급 사실상 독점 체제.. 불투명한 구조로 확인도 어려워

이처럼 수입차의 수리비가 높아지는 이유는 부품 공급 구조 때문이다. 직영 딜러로부터 공급을 받아 지정 AS센터에서만 수리를 받을 수 있는 독점적 시장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온·오프라인 부품 판매점에서 부품 구입 후 일반 정비소에서 교체가 가능한 국산차와는 전혀 다른 구조다.

게다가 제공되는 부품 가격과 공임비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인증시스템이 공개돼있지 않다.

국산차는 'AOS(Areccom On-line System)'라는 견적 프로그램을 통해 정비사와 보험업체간 조율을 통해 수리비를 산출한다. 반면 일부 수입업체들은 '미첼'이나 '아우다텍스'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산출을 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정상 부품가를 알기 어려워 소비자가 덤터기를 써도 손을 쓸 수없는 구조다.

올 상반기부터 보험개발원에서 '수입차 부품가격 검색시스템' 도입해 수입차 부품 가격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정보 제공에는 한계가 있다. 프로그램 접근 방식에 대한 별도의 교육이 필요해 사실상 일반인은 접근이 어렵다.

그러나 수입업체들은 폭리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세금등이 국산과 달라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선을 긋고 있다.  우리나라의 부품가격을 다른 국가에 비해 저렴하게 적용하고 있지만 해외 공장에서 부품을 직접 들여오면서 관세 등이 부과되기 때문에 가격이 높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도 국정감사에 출석한 직후  "부품 가격을 미국이나 일본보다 저렴하게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난 5년 간 부품 가격 인상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는데 오해를 사고 있다"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점차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하지만 국산차에 비할 수가 없는 규모이고 구매자의 성향 자체가 고급 옵션 사양을 선호하고 있어서 국산차에 비해 수리비의 체감온도가 높을 뿐"이라며 " 동일 수리 부위에 대한 비용 비교를 하자면 원산지를 제외하곤 한국이 제일 낮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 수입차 사장 부른 최초의 국정감사, 성과는?

지난 달 초 BMW,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토요타, 렉서스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 딜러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촉발된 '과다 수리비' 쟁점 불꽃이  국정 감사로 옮겨 붙었다.

보험 개발원이 공개한 2010년에서 2012년까지 3년 간 교통사고 피해 수입차의 평균 지급 보험금은 1억 600만원으로 사고 사망자에 지급한 보험료(2011년 기준) 1억 300만원보다 약 300만원이 많아 '사람 목숨보다 비싼 수리비'라는 오명까지 쓰기도 했다.

납부 보험료 대비 지출한 보험료를 나타내는 '손해율'에 따르면 지난 해 수입차의 손해율은 81%로 국내차 65.2%에 비해 15.8%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엔 수입차 손해율이 무려 108.4%까지 올라 낸 보험료보다 수리비로 받아간 보험료가 더 많았을 정도.

금융당국에선 국내차와 수입차 소비자의 보험료를 차등시켜 내년부터 손해율이 높은 차종부터 단계적으로 인상시켜 국내차 소비자의 불이익을 방지하겠다고 하지만 고가 수리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고 수입차 운전자의 반발이 예상돼 난항에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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