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삼성생명 등 대형보험사들이 법인보험대리점(GA) 진출을 서두르면서 대형보험사가 설립한 GA가 보험계약을 독식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이 내년 초 GA설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생명도 GA설립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완전판매와 판매채널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GA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에 인가를 받아야 해 내년초에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완전판매와 판매채널 다각화,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 등을 고려해 설립이 추진되고있는 GA는 이미 중소형 보험사들에서 자회사 형태로 운영돼 오기는 했으나 대형 생보사가 GA설립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GA설립규정과 영업규정을 강화하는 GA관련 규제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어서 일각에서는 "규정을 강화하면 오히려 대형사 쏠림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있다.
지금까지 GA를 설립한 곳은 동부화재와 메리츠화재, 라이나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GA설립이 보험업계의 대세로 떠 오르면서 한화생명에 이어 삼성생명도 설립을 고려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이처럼 보험사의 자회사 GA설립이 잇따르는 것은 전속채널이 감소하면서 대리점 판매채널이 대형화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생보업계 대리점 채널 초회보험료는 2007년 1조77억 원에서 2012년 1조9천4560억 원으로 9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설계사 채널을 통해 들어온 초회보험료가 4조5천억 원대에서 6조4천억 원대로 42.6% 증가한 것보다 증가폭이 크다.
이처럼 GA를 중심으로 외형 확대를 위한 경쟁이 심화되면서 불완전판매와 보험 이동에 따른 소비자의 피해 등 불건전 영업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있다.
하지만 GA채널의 불완전판매비율은 타 채널 대비 높다고만 볼수는 없다.
손보사 중 메리츠화재의 경우는 GA 불완전판매율이 0.48%로 설계사(0.18%), 방카슈랑스(0.39%), TM채널(0.46%), 홈쇼핑(0.24%)보다 높다. 그러나 직영다이렉트 채널이 0.66%로 GA보다 높은 수준이다. 오히려 직영 판매 채널의 불완전판매비율이 높은 셈이다.
한화손보도 GA 불완전판비율이 0.42%로 설계사(0.22%), 방카슈랑스(0.34%)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직영 다이렉트는 0.85%로 두배가량 높다.
생보의 경우 역시 GA채널의 평균 불완전판매비율이 1.24%로 직영 복합채널(2.5%), 직영 다이렉트(1.26%)보다 낮았다.
보험사들은 불완전판매와 더불어 설계사의 이동 등으로 부당승환 계약이 이뤄지고 있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하고있다.
부당승환이란 신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와 연계해 기존보험계약을 해지해 보험계약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나 보험연구원은 부당승환계약 규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관련 수치를 교수진들로 구성된 연구용역에 의뢰했지만 이마저도 추정규모도 ‘영향을 줄 정도’라고만 밝혔다.
부당승환계약이 비단 GA의 문제만은 아닌데다 일반 보험사에서도 설계사의 이동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GA에대한 규제 근거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TF를 구성해 법인보험대리점 등 GA 판매채널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대리점에 대한 판매책임 강화, 전문성 강화, 부당승환 방지 개선 방안 등이 주된 내용이다.
특히 대리점의 판매책임 강화를 강조할 예정이어서 대형사 위주로 재편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할 수 없지만 연구용역 결과를 충분히 검토한 뒤 논의를 통해 개선안을 내년 상반기쯤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