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소비자, 뒷짐진 본사⑫-보험사] 출동 서비스 받던 중 차량 파손...보험사는 “왜 우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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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소비자, 뒷짐진 본사⑫-보험사] 출동 서비스 받던 중 차량 파손...보험사는 “왜 우리에게?”
"위탁계약 시 출동정비업체 책임보험 가입 여부 확인"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1.06.0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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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이나 배달앱, SNS 등 온라인 중개 서비스(플랫폼)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상품 공급자 외에 플랫폼 제공 기업에도 책임을 묻는 법 개정 논의가 활발하다. 플랫폼 운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소비자 피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불합리함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러나 온라인의 플랫폼과 같은 역할을 하는 대리점과 프랜차이즈 가맹제도에 있어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브랜드를 믿고 거래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경우 본사는 가맹점 뒤에 숨어 뒷짐을 지고 있기 일쑤다. 법적으로 본사에 책임을 묻을 수있는 규정도 전혀 없어 소비자 피해 구제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2021년 ‘뿔난 소비자, 뒷짐진 본사' 기획 시리즈를 통해 가맹제도에 따른 소비자 피해 연대 책임 문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 경북 포항시에 사는 박 모(남)씨는 차량 배터리가 방전돼 현대해상 자동차보험 긴급출동 서비스를 이용했다. 배터리 충전을 마치고 보니 사이드 미러가 닫힌 상태에서 열리지 않았다. 출근이 급했던 박 씨는 어쩔 수 없이 사이드 미러가 접힌 상태로 출근한 후 업체를 통해 배터리를 교환했다. 하지만 배터리를 교체한 이후에도 사이드 미러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카센터에 차량을 맡겨 점검한 결과 배터리 충전 시 과전류로 차량의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모듈이 파손됐다고 진단 받았다. 박 씨는 현대해상 측에 변상을 요구했으나 보험사는 시동이 걸렸으니 변상은 어렵다고 답했다. 박 씨는 “긴급 출동 기사가 배터리를 충전할 때 과전압이 걸리는 것을 소비자가 어떻게 확인할 수가 있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인천 서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KB손해보험을 통해 긴급출동 견인 서비스를 요청해 견인, 이동하는 중 차량이 훼손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씨에 따르면 현장 출동 기사가 처음에는 차량 파손 책임을 부인했지만 차량 출발 전 사진과 도착 사진, 도착 시 CCTV 영상을 확보해 결국 과실을 인정했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보험사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담당자자로부터 ‘왜 보험사에 책임을 묻느냐’는 답이 돌아왔다고. 김 씨는 “소비자는 보험에 가입돼 있으니 견인서비스를 받았고 그 과정 중 문제가 발생했으니 보험사에 책임을 묻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며 “보험사도 마다하면 이 상황에서 누구에게 보상받아야 하느냐”고 불쾌함을 토로했다.

자동차보험의 긴급출동서비스 이용 중 차량 파손 등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보험사로부터는 피해 보상을 전혀 받을 수 없어 소비자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현대해상, KB손해보험,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 대부분 손해보험사를 통한 차량 긴급출동서비스를 이용하던 중 차량 파손이나 바가지 요금 등을 경험했다는 소비자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보험사들은 출동 정비업체와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위탁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할 뿐이어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소비자는 보험사의 적극적인 중재나 피해 보상을 요구할 근거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보험사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만큼 보험사 역시 피해 보상이나 분쟁 중재에 일정부분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고 호소한다. 소비자들이 대기업인 보험사의 이름을 믿고 출동정비 서비스를 이용하는 만큼 본사도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보험사는 공통적으로 "보험사와 견인업체는 위탁계약 관계로 원칙적으로 소비자와 출동 정비업체와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분쟁에 보험사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들은 다만 출동 정비업체가 업무상 과실배상 책임 보험을 가입했는지 확인 후에야 위탁관리계약을 맺는다는 입장이다. 견인업체 과실이 인정될 경우 책임보험을 통해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소비자와 출동 정비업체 간의 분쟁이 길어질 경우에 우선 자차 보험 처리를 먼저 진행하고 추후 해당 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최대한 소비자에게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차량 정비 전문가에 따르면 배터리 충전 시 발생되는 문제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다. 전극을 잘못 연결했을 때 스파크가 튀거나 과전류가 흘렀을 경우 차량 운행이 불가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현장 출동 기사의 설명에 따르면 그와 같은(제보자가 주장한)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다만 100에 1건 정도의 확률로 노후된 차량(본건 차량은 2010년식 K5)의 경우 전기장치에 무리가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해당 민원인과 계속 접촉하고 있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KB손해보험은 해당 견인 대행업체가 업무상 배상책임보험을 가입하고 있으나 소비자 측의 손해배상 주장이 과도해 처리해 주고 있지 못하는 상태라는 설명이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해당 민원 건은 지난해 말 접수됐던 긴급출동 견인서비스 요청 건”이라며 “소비자 측은 견인 중 견인기사 측의 과실로 차량 앞 범퍼가 파손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견인기사 측은 해당 파손 견인 전에 생긴 파손이라며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이 배상 문제를 놓고 다투는 과정에서 견인업체 측도 처음에는 원만하게 합의를 진행하려고 했는데, 소비자가 피해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파손 부위가 점점 늘어났다”면서 “이와 관련해 수차례 금감원 민원 제기 된 건으로 해당 사고 건에 대해서는 현재 견인기사 측에서 채무부존재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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