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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중고차 업계 9일 협의체 발족...현대차 중고차플랫폼 시장 진출 길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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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중고차 업계 9일 협의체 발족...현대차 중고차플랫폼 시장 진출 길 열릴까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1.06.09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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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매매업에 진출하려는 현대차와 이를 막으려는 기존 중고차 업계가 강력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중고자동차 매매 산업 발전 협의회'가 9일 발족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마련된 이 협의회는 현대차와 기존 업체들의 대화의 장으로, 대기업 중고차 매매업 진출 관련 어떤 협의 결과가 도출될 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발족식에는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임한규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상근부회장, 장남해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회장, 곽태훈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회장 등 관계자들과, 윤호중 원내대표, 진성준 을지로위원장,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황성규 국토교통부 제2차관이 함께했다. 

협의체 운영 기간은 2개월이다. 추가 연장이 필요할 경우 1개월까지 가능하며 이 안에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이번 문제는 중소기업부로 공이 넘겨진다.

앞서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후 2019년 초 지정기한이 만료됐다. 중고차 업체는 연장을, 완성차 업체는 폐지를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중기부도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중고차 상생협력위원회’를 출범시키려 했지만 중고차 업계에서 ‘상생’이란 단어에 난색을 표하며 불참해 무산됐다.

이번 협의회 명칭에서는 상생이란 단어가 빠졌다. 

이날 회의를 맡은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발족식 직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결국 대기업이 시장에 들어와야 한다는 논리는 소비자가 왕이고 좋은 중고차를 팔아야 한다는 건데 현 시장은 한계가 있다”면서 “관건은 현대차의 점유율을 어느 정도로 하느냐다. 골목상권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대 10% 정도로 제한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협의가 진행중이어서 입장 공개를 꺼렸다. 

업계에선 일단 협의 테이블이 마련된 것만으로도 상황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기존 중고차 업계가 반발하면서 현대차의 사업진출은 사실상 답보상태였기 때문이다.  김필수 교수도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한 테이블에서 대화가 시작될 움직임을 보였다. 사실상 협상은 이제 시작”이라 말했다.

하지만 합법적인 사업을 하는데 합의체 마련을 논하면서 시간을 끈 것 자체가 기존 업계의 기득권을 인정한 게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카풀 서비스 등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혁신 사업들이 줄줄이 기존 업계의 반발로 출범이 늦어지면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협의체가 발족했지만 적절한 합의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 업계는 합의체 이름에 들어가는 단어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일 정도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지난 협의체 발족식을 앞둔 지난 8일에도 반대집회를 여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 문제로 인한 피해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플랫폼 시장 진출을 반기는 분위기다. 중고차의 경우 판매자는 사고이력 등 해당 차량의 과거 히스토리를 자세히 알고 있는데 구매자가 이를 모르고 산 후 여러가지 문제들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과 관련한 전문가 집단 254명을 대상 설문조사에서 79.9%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사기 매물, 사고 차량 미고지 등의 피해를 호소하는 제보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다음은 관련 제보 내용이다. 

# 부산에 사는 이 모(여) 씨는 지난달 평소 눈여겨보던 폭스바겐 골프 중고차 구매를 위해 인근 매매단지를 방문했다. 구입 전 시운전을 하려 하는데 딜러는 ‘단지 근처만 운전이 가능하다’며 짧은 주행을 요구했고 당시에는 문제가 없어 주행 후 결제를 마쳤다.
그러나 구입 30분 만에 도로를 달릴 때마다 소음이 끊임없이 발생했다. 딜러에 항의했지만, ‘성능보험회사에 접수해서 수리를 받아라’, ‘시운전은 했으니 우리 책임은 없다’는 식으로 이 씨의 환불 요구를 거부했다.

#동두천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달 한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BMW 5시리즈를 살펴보다 무사고차량을 발견하고 계약금 100만 원을 입금했다. 다음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차량 조회 서비스에 해당 차량을 찾아봤는데 사고 횟수만 6번에 수리비만 2000만 원이 지불된 차량임을 확인했다. 김 씨는 “즉시 계약금 환불을 요청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딜러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다. 순차적으로 입금된다는 말만 하면서 시기는 말을 안해주더라”면서 “사고 차량을 판매한 것도 모자라 환불까지 질질 끄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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