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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전자 노조는 슈퍼사이클 날개 아예 꺾을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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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전자 노조는 슈퍼사이클 날개 아예 꺾을 셈인가?
  • 선다혜 기자 a40662@csnews.co.kr
  • 승인 2026.04.15 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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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이를 온전히 반기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지난 7일 노조가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나서면서 노사 갈등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체계와 자사주 지급 등의 보상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일회성 조치가 아닌 제도화를 요구하며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노조의 이같은 요구에 우려의 신선을 보내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3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조 요구를 단순 적용할 경우 성과급 규모는 45조 원에 달하게 된다. 

이 경우 1인당 평균 수령액은 3억6000만 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SK하이닉스의 평균 성과급이 약 1억4000만 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2.5배 큰 규모다. 기업의 투자 여력과 재무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다.

더욱이 반도체 산업은 호황기에 벌어들인 이익을 미래 기술에 즉각 재투자해야 생존할 수 있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에만 약 90조 원을 투입했으며 올해는 그 이상의 자금이 절실하다. 

TSMC, 인텔, 엔비디아 등 글로벌 거인들이 사활을 걸고 달리는 초미세 공정 경쟁에서 한 걸음만 뒤처져도 도태되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 이익의 상당 부분을 일회성 성과급으로 고착화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투자 여력을 훼손하고 미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노조 요구와 경직된 비용 구조가 기업 경쟁력을 훼손한 사례는 과거에도 존재한다.

제네럴모터스(GM)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본격화된 2009년 6월 파산 보호를 신청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외부 충격이 직접적인 계기였지만 내부적으로 누적된 고비용 구조 역시 위기를 심화시킨 요인으로 지목된다.

당시 GM은 차량 한 대를 판매할 때마다 약 2000달러를 과거 퇴직자 연금과 의료비 등 이른바 ‘레거시 코스트’로 부담해야 했다. 여기에 생산량 변동에도 임금 조정이 어려운 경직된 구조가 겹치면서 수요 급감 국면에서 비용을 탄력적으로 줄이지 못했다.

결국 호황기에 형성된 과도한 비용 부담이 불황기에 기업의 재무를 압박하는 독으로 작용했고 GM은 파산 보호 신청이라는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됐다. 

이 같은 사례는 보상 구조의 경직성이 기업의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반도체 산업 역시 업황 변동성이 큰 만큼 호황기에 높아진 보상 기준은 침체기에는 기업의 부담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슈퍼사이클이 끝나고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선다면 노조는 호황기에 받았던 그 막대한 성과급을 다시 토해낼 용의가 있는가?

국민적 공감대 측면에서도 이번 요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서민 경제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미 높은 수준의 보상을 받는 집단이 천문학적인 성과급을 요구하는 방식은 사회적 수용성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주주 환원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배당금은 약 11조 원 규모로 노조 요구안이 반영될 경우  성과급 총액이 주주 배당을 상회하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자의 신뢰를 먹고 사는 기업이 특정 집단의 보상 확대에만 치우친다면 시장의 외면을 자초하는 꼴이 된다.

실제로 GM은 2023년 대규모 임금 인상 요구를 받았을 때 과거 파산의 아픈 기억을 되살려 인상분을 4년 6개월간 단계적으로 분산 반영하며 재무 안정성을 지켰다. 단기적인 보상 경쟁이 기업의 기초 체력을 훼손하지 않도록 방어한 것이다.

결국 삼성전자에 필요한 것은 단기 성과에 기반한 보상 확대가 아니라 미래 투자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균형 잡힌 이익 배분이다. 

호황기일수록 비용 구조의 유연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불황기에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점은 이미 여러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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