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쏘시오홀딩스가 13년 전 떼어낸 동아제약을 다시 품으면서 분할 전 45년 간 이어온 제약 업계 1위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1일 100% 자회사인 동아제약을 흡수 합병하는 통합 절차를 마무리하고 사업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마쳤다. 사명도 다시 ‘동아제약’으로 변경했다. 합병 등기는 2일 이뤄진다.
통합법인은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이끌어온 김민영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된다.
합병의 핵심은 동아제약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상장사에 직접 내재화하는 데 있다. 자회사 중복상장 우려도 해소된다.
◆강정석 회장 지배구조ㆍ역할 그대로...통합 동아제약 매출 규모는 업계 7위권
이번 합병은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컨슈머헬스케어와 일반의약품 사업을 영위해 온 100% 자회사 동아제약을 흡수하는 구조다.
존속회사는 동아쏘시오홀딩스이며 합병등기와 함께 상호를 동아제약으로 변경한다.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 방식으로 발행주식 수와 자본금, 주주별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다.
동아제약의 최대주주는 창업주 고(故) 강중희 회장의 손자인 오너 3세 강정석 회장이다. 강 회장은 지분 29.3%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주학원·수석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30.4%다. 강 회장 외에 오너 일가 지분율은 없다.
주요 투자자로는 국민연금공단이 10%,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 그룹(Glaxo Group Limited)이 6.5%를 보유하고 있다.
의사결정 권한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이사회와 경영진으로 일원화된다. 동아제약은 합병에 맞춰 홈페이지 CEO 인사말도 김 대표 발언으로 개편했다.
김 대표는 이번 합병과 사명 변경을 단순한 조직·이름 변경이 아니라 사업지주회사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한 조치로 규정했다.
기존에는 비상장 자회사가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을 수행하고 지주사가 이를 관리했다면 앞으로는 상장사가 사업을 직접 운영한다. 김 대표가 그룹 차원의 투자·자회사 관리와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을 동시에 책임지는 사업지주사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통합법인은 김민영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기존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이사회 그대로 유지된다. 조직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공통기능을 통합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주기능과 사업기능으로 조직을 개편해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책임경영과 신약 연구개발 등 미래 성장동력 관련한 전문경영인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지속가능경영책임자로서의 강 회장 역할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분할 이후 약 13년 만의 재결합이다. 당시 동아제약은 전문의약품 사업을 동아에스티로 인적분할하고 박카스·일반의약품 사업을 비상장 동아제약으로 물적분할했다. 사업별 전문성을 높이고 독립적인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게 명분이었다. 지주사는 투자와 신사업 발굴을 맡고 각 사업회사는 별도 경영체제를 갖추는 구조였다.
동아제약은 박카스를 앞세워 1967년 국내 제약업계 매출 1위에 올라 2013년 분할 직전까지 약 45년간 업계 최상단에 이름을 적어왔다. 분할 직전 2012년에도 매출 9309억 원으로 녹십자(8117억 원)와 유한양행(7627억 원)을 제치고 업계 1위였다.
분할 이후에는 전문의약품 사업을 이어받은 동아에스티의 매출 규모가 10대 제약사 말석 수준이 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 4282억 원으로 국내 제약 중 10위다.
이번 합병으로 사업지주사가 되는 만큼 앞으로는 10대 제약사를 거론할 때 동아제약이 한 자리를 꿰찰 여지가 높아진다. 비상장사였던 동아제약은 국내 제약사 매출 순위 집계에서 통상 제외돼 왔다.
동아제약 매출을 연결 재무제표로 인식한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은 1조4298억 원으로 대웅제약(1조5709억 원), 한미약품(1조5475억 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순위로는 7위다.
◆ 합병으로 현금창출력 내재화…신사업·주주환원 여력 확대
분할 이후 동아제약은 매출이 지속 성장했다. 분할 첫해 동아쏘시오홀딩스 매출은 5709억 원이었는데 지난해는 1조4298억 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 규모도 매출 대체로 매출 성장에 발맞춰 커졌다.
동아제약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동아쏘시오홀딩스 주가는 실적 성장세와 달리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지 못한 상태다. 2013년 4월 재상장 첫날 10만4500원에 거래를 마친 뒤 2020년 12월 한때 15만7500원까지 올랐지만 최근에는 9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회사가 합병 기대 효과로 지주사 디스카운트 완화와 기업가치 재평가를 제시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합병으로 그룹에 없던 현금이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동아제약의 매출과 이익은 종전에도 동아쏘시오홀딩스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달라지는 것은 현금에 접근하고 이를 배분하는 구조다.
2013년 분할 이후 합병 직전까지 동아제약이 동아쏘시오홀딩스에 지급한 배당금은 총 4114억 원이다. 지난해 배당금은 590억 원으로 2024년 410억 원보다 늘었고 올해도 210억 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동아제약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024억 원이었다.
기존에는 동아제약이 사업에서 벌어들인 현금 가운데 배당으로 지급한 몫이 지주사로 올라왔다. 합병 후에는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이 사업지주사에 직접 귀속돼 별도의 자회사 배당 절차 없이 운영자금과 성장 투자 재원을 배분할 수 있게 된다.
회사 측은 합병 후 전자상거래 채널 확대와 글로벌 유통 체인 진입, 브랜드 협업 등을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과정의 키를 쥐는 인물이 김민영 대표다.기존 동아제약의 브랜드 경쟁력과 현금창출력을 통합법인에 내재화해 미래 성장 기반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 대표는 특히 합병을 통해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하고 그룹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자회사 중복상장 문제를 해소해 통합 동아제약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