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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쌓은 회원등급·예치금 몰수...롯데쇼핑 통합몰 '롯데ON' 거친 출발에 소비자들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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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쌓은 회원등급·예치금 몰수...롯데쇼핑 통합몰 '롯데ON' 거친 출발에 소비자들 부글부글
안내·시스템 운영 모두 부실...논란 커지자 "방안 마련" 뒷북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20.05.08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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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ON 통합하며 회원 등급 일괄 하향 조정 롯데닷컴을 즐겨 이용했다는 서울시 개봉동에 사는 이 모(여)씨는 최근 " '롯데ON' 통합 과정에서 회원 등급이 도루묵이 됐다"며 황당해 했다. 롯데닷컴에서 가장 상위 등급인 플래티넘 회원이던 이 씨는 롯데ON 변경 후 실적과 등급이 초기화되며 일반 회원이 됐다. 이 씨는 "고객센터에서는 지난해부터 홈페이지에 공지했다는데 전혀 알지 못했다"며 "지금까지 롯데닷컴을 애용해 온 고객을 무시하는 정책이 아닌가"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진 모(여)씨도 롯데닷컴의 플래티넘 등급이 '롯데ON'으로 통합되며 초기화됐다고 기막혀 했다. 고객센터에 항의하자 통합 전 개정 약관에 대한 안내를 메일로 보냈다고 해 확인해봤지만 고객 등급 변경 관련 내용은 없었다고. 진 씨는 "타 몰과 비교해 가격이 좀 더 비싼 상품도 플래티넘 등급 유지를 위해 롯데닷컴서 구매했다"며 "다시 롯데온으로 등급 기준을 맞추라는 성의없는 답변이 더 황당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 통합 과정에서 예치금 등 관리는 엉망 경남 양산시에 사는 박 모(여)씨는 롯데마트 온라인몰에 예치돼 있던 1만 원을 '롯데ON'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며 분개했다. 롯데마트몰에서 주문한 상품이 품절되면 결제 수단으로 환불해주거나 예치금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어 그렇게 쌓인 예치금이 1만 원가량 됐었는데 롯데ON에서는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고. 겨우 기존 온라인몰 사이트에서 예치금을 확인했으나 고객센터 연결이 어려워 1대1 게시판에 문의글을 남긴 후에야 환불을 받을 수 있었다. 박 씨는 “기존 가입자들에게 전화나 팝업으로라도 변경사항을 알렸어야 하지 않느냐. 예치금 환불을 위한 이런 수고를 들여야 하냐"며 한탄했다.
 
롯데쇼핑이 온라인몰 시장을 평정한다며 선보인 통합온라인몰 '롯데ON(롯데온)'이 시작부터 잡음을 내고 있다. 롯데쇼핑 계열의 온라인몰 통합으로 소비자 편의를 강화하고 시너지를 내겠다는 야심찬 계획과 달리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애써 유지해 온 등급이 초기화된다거나 예치금 환불 등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며 소비자 불만이 거세다. 변경된 규정이 회사 편의적인데다 시스템 변경 등에 대한 안내마저 부실하다는 원성이 높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28일 롯데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롭스, 롯데프레시, 롯데면세점,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ON’을 출범시켰다.

롯데쇼핑이 온라인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e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하고 심혈을 기울여 2년여 만에 거둔 결과물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주된 불만은 롯데닷컴의 회원등급 초기화다. 이전 롯데닷컴의 회원등급은 웰컴, 프렌드, 실버, 골드, 플래티넘 등으로 구분됐다. 플래티넘이 되려면 100만 원 이상 6회 이상 구매해야 가능하며 무료 배송, 추가할인 등의 혜택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온라인몰 통합 과정에서 하루아침에 일반등급으로 변경됐다. 사전 안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롯데ON과 통합 전 개정될 약관에 대해 회원들에게 메일로 발송했지만 역시 회원등급 변경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알기 어려웠다. 이메일을 통한 롯데닷컴 사이트 이용약관 전면 개정 안내에는 ▶롯데ON으로 사이트명이 변경된다는 내용과 ▶4개의 회원제에서 1개의 회원제로 통합 운영한다는 두루뭉술한 내용이 전부였다.

롯데닷컴 구 사이트를 방문하자 Q&A에 ‘롯데닷컴 멤버십 등급 및 혜택은 2020년 4월 27일 끝으로 종료된다’고 써있다. 실제로 이 글을 찾아보지 않는 이상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내용에 대해 롯데쇼핑 측에 해결 방안 등을 문의했으나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다만 롯데쇼핑은 논란이 지속되자 뒤늦게 롯데닷컴 회원 일부를 대상으로 '우수 회원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롯데마트의 경우 예치금이 '롯데온'으로 이관되지 않은 데다 환불 받는데도 시간이 걸리며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롯데마트는 소비자가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제품이 품절될 경우 소비자가 결제한 수단이나 예치금으로 환불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롯데온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예치금 정보는 함께 이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례의 박 씨처럼 예치금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경우에는 고객센터 등을 통해 문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그대로 날릴 수밖에 없다. 통합몰인 롯데온에서는 예치금 정보를 알 수 없고 팝업 등을 통해서도 알리고 있지 않다.

예치금을 환불 받고 싶으면 고객센터에 문의해야 하는데 현재 롯데온 시작 후 불통 상태라 연결마저 쉽지 않다. 고객센터에서는 전화 연결이 어렵다며 챗봇 활용을 독려했지만 챗봇 역시 이용고객이 많아 상담이 어렵다는 안내만 나오고 있다.

서비스 개시 후 잡음이 지속되고 있지만 롯데쇼핑은 ‘롯데ON’을 유통사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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