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는 김 수석부회장이 이끄는 한화 미국 조선사업의 핵심 거점이다.
1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는 지난 5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Hanwha E&C USA, LLC'를 설립했다. ㈜한화가 지분 100%를 보유한 종속기업으로 주요 사업은 건설업이다. 올해 상반기 새롭게 종속기업에 포함됐다.
Hanwha E&C USA는 지난 5월 19일 설립됐으며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자산총액은 7억7200만 원이다. 사업 초기인 만큼 현재 조직도 최소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해당 법인은 미국 내 건설사업의 수주 및 수행을 위해 설립됐다"며 "현재까지는 최소 인력으로 구성돼 있으나 독립적인 회계·인사 등 경영관리 체계를 구축해 미국 내 건설사업 수행을 위한 현지 거점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해외법인 개념으로 보면 된다"며 "특정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만들어진 법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건설부문의 미국 진출은 김 수석부회장이 수년간 추진해온 미국 조선·방산 사업 확대 흐름과 맞물린다. 김 수석부회장은 2022년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한화오션 경영에 참여하며 조선사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키워왔다. 이후 미국 해군 고위 관계자들과 잇따라 만나 현지 함정사업과 조선 인프라 확대도 직접 챙겼다.
특히 새 법인이 자리 잡은 필라델피아는 김 수석부회장이 공들이고 있는 한화의 미국 조선사업 핵심 거점이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2024년 6월 1억 달러를 들여 현지 필리조선소 인수를 결정하고 같은 해 말 인수를 마쳤다. 한화오션은 같은 해 미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고 군수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미국 함정시장에도 진입했다.
김 수석부회장은 필리조선소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미국 내 조선 인프라를 추가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꾸준히 밝혀왔다. 2025년 4월 존 펠런 미국 해군성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 내 여러 조선소를 확보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해 7월에는 필리조선소를 교두보로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과 조선 인력 양성, 공급망 재구축까지 주도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어 2025년 8월에는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를 투자해 추가 도크 2개와 안벽 3개 등을 구축하는 대규모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생산능력을 연간 2척 미만에서 최대 20척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지난 8월에는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를 최대 12억 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하며 미국 내 추가 생산기반 확보에도 나섰다. 김 수석부회장이 앞서 강조했던 '미국 내 복수 조선소 확보' 구상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화 건설부문이 미국에 법인을 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화건설은 2002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미국 사업 지주회사인 Hanwha America Development를 설립해 운영했으나 2016년 지분 전량을 한화첨단소재에 매각하며 미국 사업에서 철수했다.
미국에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소재 부동산 개발법인 Hanwha America Development도 운영돼 왔다. 이번에 필라델피아에 설립한 Hanwha E&C USA는 회사가 직접 ‘미국 내 건설사업의 수주 및 수행을 위한 현지 거점’이라고 밝힌 만큼 기존 부동산 개발·지주회사와는 성격에 차이가 있다.
김 수석부회장이 미국 내 조선소와 생산시설, 공급망 등 산업 인프라 확대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건설부문도 미국에서 직접 건설사업을 수주하고 수행할 수 있는 현지 거점을 갖춘 것이라 향후 시너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Hanwha E&C USA가 필리조선소 증설이나 그룹 계열사의 미국 조선·방산시설 건설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