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금융강화로 은행 점포 구조조정이 이어지자 금융소외계층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두 은행이 의기투합해 공동점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점포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현 상황에서 공동점포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지난 5일 오전 경기도 양주 고읍신도시에 위치한 공동점포를 방문했을 때 오픈 첫 날이어서 여전히 점포 새단장을 위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상가 건물 2층에 위치한 공동점포는 기존 국민은행 고읍출장소가 있던 곳으로 새롭게 단장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고읍출장소가 같은 공간에서 영업하는 점포로 변신했다.
현장에서 지켜본 공동점포의 가장 큰 특징은 점포 내에서 두 은행을 인위적으로 분리시킨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지난 4월 문을 열었던 하나·우리은행 복합점포는 한 공간에 있지만 동선부터 고객 대기공간, 업무창구 등 모든 공간이 사실상 분리되어 있었다.
하지만 국민·신한은행 공동점포는 업무상 필수적으로 분리해야하는 공간만 분리했을 뿐 은행 간판만 떼면 사실상 하나의 은행이라고 보기에도 무방할 정도로 동일한 디자인으로 구성돼 이질적이지 않았다. 점포 내 청원 경찰도 1명만 배치돼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점포 직원은 국민은행이 5명, 신한은행이 4명으로 국민은행이 한 명 더 많았다. 지역 수요에 맞게 배치된 것으로 점포 임대료 역시 두 은행이 동일하게 절반씩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동점포 출점으로 인해 점포 수행 업무가 축소되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기존 점포와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됐다.

▲여수신 ▲외환 ▲금융투자상품 가입 등 일반 영업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금융서비스 뿐만 아니라 VIP 고객을 위한 상담실도 각 은행들이 별도로 마련해 운영하고 있었다. 공동점포이지만 각 은행의 독립적인 점포 기능을 100% 수행하고 있었다.
1층에 위치한 ATM 기기는 동일 공간에 은행마다 3대씩 설치돼 운영되고 있었다. 지점 수요도 상당했는데 기자가 머문 약 30분 간 지점 내방 고객은 10여 명 이상, ATM 기기 방문 고객도 30여 명 이상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은행 관계자는 "(출장소라) 모 지점이 있지만 별도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공동점포 출점 전과 동일하게 업무를 수행해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공동점포 출점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과당경쟁 우려에 대해서도 양 은행은 크게 염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직원 성과평가에 있어서도 해당 점포의 특수성을 고려해 과열 경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두 은행에서 특히 강조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상품판매 업무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방문 고객들에게 폭 넓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며 "이를 위해 양 은행간 경쟁적 고객 유치 활동을 지양하고 있고 현장 근무 직원들도 공동점포의 취지를 십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은행은 경기도 양주 외에도 같은 날 경북 영주시에도 동일한 형태의 공동점포를 출점했다.
점포 수요는 줄어들고 있지만 고객 편의성 또한 무시할 수 없기에 점포 운영을 두고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과당경쟁 문제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형태의 공동점포가 점포 구조조정의 새로운 대안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