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거버넌스가 내부 통제의 실효성을 높여 소비자 권익 보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일 오후 여의도 전경련회관 3층 에메랄드 홀에서 ‘소비자 권익과 기업 거버넌스 개선방안’이란 주제로 ‘2022 ESG포럼’이 개최됐다.
양병찬 대신경제연구소 부대표는 ‘소비자권익보호와 내부통제제도에 대한 다각적 검토’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양병찬 부대표는 "좋은 기업 거버넌스를 구글에 검색해보면 나오는 이미지에서는 소비자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이 행사가 뜻 깊은 이유는 좋은 기업 거버넌스의 소비자 보호에 대해 말할 수 있어서다"라고 언급했다.
기업은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가치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주주가 중심이 되는 경영 환경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거버넌스 형성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양 부대표는 “주주 중심주의의 반대 견해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모델에서는 주주를 포함한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이익을 광범위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주주의 재산권이 침해되더라도 노동자와 소비자의 이익, 사회와 환경을 보호하는 방향으로의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기업의 경영활동 및 업무집행을 위해 내부통제 제도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기업지배구조가 이해 관계자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고 조직 내부의 권한과 책임 분배를 위한 하드웨어적인 요소라면 내부통제는 효율적 운영과 통제를 위한 소프트웨어적 요소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병찬 부대표는 “내부보고절차, 위험관리조직, 준법관리조직, 내부감사조직을 포함한 내부통제 시스템은 기업의 조직 및 영업구조를 규율하는 규정이자 통제장치”라며 “내부통제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지배구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내부통제를 위해선 주체인 이사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소비자의 권익보호체제 미확립이 경영 손실로 이어질 우려가 있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사전에 대응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양 부대표는 "현재 우리나라의 시스템이 이론대로 움직일 수는 없기 때문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 외에도 대표이사의 의지가 확고해야한다"고 꼬집었다. 대표이사의 의지에 따라서 소비자 보호가 강력하게 이루질 것인지 아닌지가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소비자보호만을 전담해 관장하는 이사와 조직을 두고 관련 문제를 논의하며 영업 활동 등 일상적 경영활동 과정에서 소비자보호가 항상 제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실질적으로 소비자 보호를 위한 경영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대표이사가 의지를 가지고 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양 부대표는 내부통제를 소홀하게 할 경우 제재나 잘 지킬 경우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부대표는 내부통제 운영이 ▶내부통제의 정의 조항을 신설해 불완전한 정착을 막고 ▶실질적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며 ▶외부 규제와 내부 규제의 적정성을 따지기 위해 원칙중심규제 시각에 따라 스스로 규제 목적에 부합하는 결과가 도출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통제의 컴플라이언스화를 방지하기 위해 이를 전사적 운영리스크 관점으로 이해하고 소비자를 비롯한 컴플라이언스, 내부회계, 정보보호, 리스크 관리, 자금세탁방지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집행위험 리스크 관리 ▶내부 통제 소홀 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병찬 부대표는 “아직은 이해관계자 속 소비자의 지위가 높지 않지만 이들이 시장의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이해관계자임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결국 소비자가 없이는 기업도 존재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소비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후원으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ESG경영의 뼈대라 할 수 있는 ‘거버넌스’에서 ‘컴플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소비자 권익을 위해 기업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를 다룬다.
대신경제연구소 양병찬 부대표 외에도 이화여대 이혜미 교수가 ‘소비자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기업들의 가져야 할 자세’, 율촌 윤용희 변호사가 ‘ESG로 인한 기업 경영 환경 변화와 소비자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다. 지정토론은 한양대 이상명 경영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카이스트 류혁선 경영공학부 교수, 소비자단체협의회 이정수 사무총장,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국장, 성신여대 차경욱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다.
지난해 진행됐던 ESG포럼에서는 ESG경영에서 소비자보호 이슈가 차지하는 비중과 의미를 짚어보고, 기업들이 ESG경영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 가치를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에 대한 방안이 논의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